thebell

전체기사

[오너십 시프트]바이오로그디바이스, FI 잭팟 묘수된 'CB 쪼개기'⑥'150억 차익 물량' 개인 투자자에 배분, M&A 성공 '논공행상'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21-04-21 07:53:22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새 주인이 150억원대 수익이 보장되는 전환사채(CB)를 총 14명의 개인에게 나눠주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 확보 후 주가가 오르자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논공행상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주가가 M&A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오면서 CB 투자자는 잭팟 기회를 잡았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M&A 컨소시엄 일원이었던 '씨아이엘티디'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180억원 어치 CB를 모두 처분했다. 총 14명의 개인이 나눠 가져갔다. 다소 의아스러운 거래였다. 씨아이엘티디 스스로 매각 차익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경영컨설팅 업체 씨아이엘티디는 새로운 대주주 '금성축산진흥'과 함께 이번 M&A를 주도했다. 금성축산진흥이 옛 대주주로부터 경영권 구주를 사고, 씨아이엘티디는 기관들이 들고 있는 CB를 매입했다.

실제 씨아이엘티디는 지난달 25일에 유아이벤처투자조합7호와 아이비케이캐피탈, 한빛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회차 CB 180억원 어치를 주당 1576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래 계약금 18억원을 금성축산진흥이 빌려줬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두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거래를 이끌어간 형국이다.

정확히 6 영업일 뒤에 씨아이엘티디는 보유 물량을 매입 가격 그대로 개인들에게 넘겼다. 경제 논리만 따지고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거래다. 씨아이엘티디는 보유 CB를 주당 1433원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가능 물량만 1172만여주에 달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주가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주가는 M&A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매각 시점에 3000원대에 다다랐다. 단순하게 보통주 전환 후 그 물량을 곧바로 시장에 내다 팔아도 수백억원대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씨아이엘티디는 이윤을 전혀 남기지 않고 보유 CB를 모두 개인들에게 팔았다. 단순히 거래 가교 역할만 한 셈이다.

싼값에 CB를 취득한 개인들은 3일만에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전환권을 행사했다.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CB 투자자의 보통주 전환가액은 1433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전환 당일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종가는 2760원을 찍었다. 단순 평가 차익만 155억원이 넘는다.

이에 시장에선 새 주인 금성축산진흥이 그려놓은 M&A 큰 그림 안에서 해당 거래가 진행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수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주가까지 오르자 자금 유치 과정에서 기여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논공행상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황훈 대표가 이끄는 금성축산진흥은 바이오로그디바이스 경영권 구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차적으로 FI를 유치했다. 케이원홀딩스와 케이원컨설팅앤대부가 그 주인공이다. 두 FI는 경영권 구주 취득 과정에서 60억원을 투입했다. 전체 거래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추가 CB 취득 거래에는 씨아이엘티디를 불러들였다.

M&A 구조상 FI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주고받기식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M&A, 특히 FI가 많은 거래에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면 전체 구조가 꼬일 수밖에 없다"며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경우 주가가 받쳐주면서 과실이 FI에 골고루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