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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분석]사모펀드같은 SK㈜, 4대 사업 투자 발자취 살펴보니③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그린·첨단소재·바이오·에너지 집중 투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27 11:10:35

[편집자주]

1999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이 허용된 후 지주회사 체제는 재계의 '표준'이 됐다. 제도 시행 후 20여 년이 흐르며 각 그룹의 지주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룹의 얼굴인 지주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취재했다. 각 그룹에서 지주사가 차지하는 의미와 지주사의 현금 창출구를 비롯해, 경영 전략, 맨파워,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5: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통적 지주회사 방식은 과감히 버릴 것입니다. 4대 영역을 선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편해 나갈 것입니다."

장동현 SK㈜ 사장은 지난 달 SK그룹 공식 유튜브(YouTube) 채널에 등장해 향후 SK㈜의 경영 전략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이미 SK㈜는 지주 업무만 담당하는 순수지주회사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장 사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SK㈜에서 전통적 지주회사의 색채를 지워버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장동현 SK㈜ 사장 (출처: SK그룹 유튜브 채널)

장 사장이 포부를 밝힌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실 SK㈜는 2017년부터 스스로를 '투자전문회사'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유망한 산업군에 선제 투자하고 상장 등을 통해 회수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경영진의 '주요 성과'로 보기 시작한 셈이다. SK㈜를 두고 업계에서 '마치 사모펀드 같다'라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오던 이야기가 아니다.

장 사장이 최근 밝힌 SK㈜의 4가지 핵심 사업 영역은 그린·첨단소재·바이오·디지털 분야다. 설정했다.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는 이전부터 이뤄져오고 있었지만, 영역을 확실히 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향후 더 활발하고 심도있는 투자 활동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미래 내다본 그린·첨단소재 투자

그린 에너지 관련 투자는 작년부터 활발해졌다. 우선 계열사인 SK E&S와 SK이노베이션과 합작 출자한 에너지솔루션홀딩스(Energy Solution Holdings, ESH)가 대표적이다. SK㈜는 364억원을 투입했다. ESH는 미국 가정용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1위 기업인 '선런'과 합작사 설립을 통해 현지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1월에는 SK E&S와 총 1조6000억원을 글로벌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PlugPower)에 투자하기도 했다.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해 액화수소플랜트, 수소충전소 건설 기술 등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플러그파워의 주가는 27달러 수준이다. SK의 매입 단가는 약 29달러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가 저탄소 정책을 펼침에 따라 주요 기업집단들은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생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라면서 "최근 SK㈜의 에너지 투자는 대부분 친환경 에너지와 맞닿아 있다"라고 분석했다.


첨단소재 분야는 2010년대 중반부터 SK㈜의 관심사였다. 2015년 OCI로부터 인수한 반도체 특수가스·산업가스 업체인 SK머티리얼즈가 대표적이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반도체 관련 산업 호황으로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곳이다. 당시 매입 단가가 약 10만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약 3배 이상 뛴 34만원 대를 구가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나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olid Energy System)도 첨단소재 분야 대표 투자 업적이다. SK㈜는 2018년 285억원을 투입했다. 이외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중국의 왓슨(Wason)에도 2019년 27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1년 만에 동박 시장의 유망성을 확인하고 10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바이오 다방면 투자, 결실 맺는 디지털 투자

바이오와 디지털은 이전 두 산업군 투자에 비해 더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핵심 사업 축으로 자리잡은 바이오의 경우 범위도 다양했다.

2018년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인 젠에딧(GenEdit)에 45억원을 투입하고 1년 뒤에는 항체 개발 전문기업 하버 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에 60억원을 투자했다. 비슷한 시기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관련 업체인 스탠다임에도 94억원을 투자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업체에도 투자한 상태다. 작년 3월 국내에서 화이자 유통을 담당하는 '한국초저온'의 지분 100%를 보유한 벨스타 수퍼프리즈(Belstar Superfreeze)다. 252억원을 투입했다. 이외 싱가포르 바이오벤처인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HummingBird Bio Science)에 74억원을 투자했다.

바이오 사업 부문내 엑시트 차원에서 가장 큰 성과는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상장이었다. 특히 올해 2월 지분 86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거둔 수익만 무려 1조1162억원이었다.


디지털 사업 부문은 인공지능(AI)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모빌리티(Mobility)라는 거대한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SK㈜가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던 쏘카와 투로, 그랩, 오토노모테크놀로지 등 모빌리티 관련 기업 투자는 모두 '디지털' 사업 분야로 분류된다.

그랩과 오토노모테크놀로지, 투로는 올해 상장이 예고돼있다.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은 스팩(SPAC)을 통한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사상 최대규모인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바 있다. 2018년 그랩의 지분을 2500억원에 취득한 SK㈜는 상장 후 지분 가치가 약 2.4배 증가(5900억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토노모테크놀로지 역시 약 14억달러(1조55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다. SK㈜는 2018년 말 112억원을 투입했다. 자동차 빅데이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상장 후 SK㈜의 지분가치는 약 2배 이상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SK㈜는 공유 킥보드업체인 '피유엠피'를 비롯해 베가스·클루커스·투라인코드 같은 클라우드 업체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4곳에 투자한 금액은 약 1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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