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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BBB급 건설사도 회사채 흥행 대열, 투심 달라졌다펀더멘탈·등급전망 개선 추세, 크레딧 우려 떨쳤다

이지혜 기자공개 2021-04-26 14:54:1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1년 사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설사를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심지어 BBB0 신용도의 동부건설까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거뒀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공모채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건설사들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낸 데다 수년 동안 신용등급 상향 추세를 이어온 덕분이다. 그동안 건설사는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그러나 분양률은 연일 호조를 보였고 주택 공급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 펀더멘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개선된 이유다.

◇잇단 오버부킹, 수요예측 경쟁률 ‘껑충’

22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모두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발행한 공모채는 모두 1조45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물량의 절반이 넘는다. 2020년 공모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모두 11곳으로 2조5070억원 규모다. 건설사가 공모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단위: 억원
눈에 띄는 점은 올해 공모채를 발행한 건설사 중 AA급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최고 신용도를 보유한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로 A+다. BBB0 신용도를 보유한 동부건설도 7년 만에 공모채를 발행했다.

그런데도 미매각은 단 한 건도 없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미매각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껑충 뛰었다. 건설사 10곳의 최초 공모 금액은 모두 8800억원 이다. 합산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5조2550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수요예측 경쟁률은 5.97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2.79배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높아졌다.

◇건설사 펀더멘탈 ‘탄탄’, 우려 떨쳤다

건설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불과 1년 사이에 냉탕에서 온탕으로 바뀐 셈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에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펴면서 건설사의 매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위 건설사의 분양률과 수익성도 좋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 주택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의 늪에 빠졌다. 7·10부동산대책과 임대차 3+2법 등으로 주택공급이 중기적으로 감소하면서 주택사업 매출이 줄고 채산성도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해외사업 여건도 나빠져 주택사업 의존도가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실제 지난해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DL, 포스코건설 등 22개 건설사 합산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1000억원가량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019년 6.5%에서 지난해 6.7%가 됐다. 순차입금도 대폭 줄었다.

올해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주요 건설사의 수익성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올해 건설사 수익성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나이스P&I
이에 따라 건설업종을 향한 우려의 눈초리도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이경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외사업 손실 가능성이 낮아진 지는 이미 오래 됐고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건설사 실적전망에 긍정적”이라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최근 몇 년 동안 건설업종 신용도는 상승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건설사 신용도는 2013~2016년 해외사업 손실로 전반적으로 하향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2017년 이후 건축과 주택부문에서 이익창출력이 좋아지면서 이런 기조가 완화하다 2019년부터 신용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신용등급이 오른 건설사는 5곳(포스코건설, GS건설, 한화건설, 롯데건설, 태영건설)이지만 떨어진 곳은 한 곳(한신공영)뿐이다.

◇실리·명예 잡을 기회?

건설사들의 공모채 조달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심리가 개선된 만큼 지난해 치솟았던 개별민평금리를 다시 낮출 수 있어서다. 또 주택사업 확대에 따른 운영자금을 낮은 금리에 조달할 수 있는 기회로도 여겨진다.

건설사들이 제시한 공모희망금리밴드에서 이런 기조가 뚜렷이 드러난다. GS건설과 KCC건설, SK건설, 한화건설은 개별민평금리가 있는데도 등급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개별민평금리와 등급민평의 괴리가 커지자 등급민평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낮추고 개별민평금리를 낮추려는 의도다. 대우건설은 공모희망금리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90~+10bp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건설사들은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도 적극 이용했다. SRI채권을 발행할 경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흥행효과를 누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라는 의미를 잡기 위해서다.

SK건설과 포스코건설이 대표적이다. SK건설은 녹색채권을 3000억원, 포스코건설은 1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한화건설도 현재 녹색채권을 발행하고자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상당히 많은 건설사들이 실제 발행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SRI채권 발행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입장에서 SRI채권은 그룹 이미지 개선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직 그린 프리미엄같은 금리 혜택이 실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아직은 홍보효과를 노리는 단계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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