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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CSR의 재해석]정유사 ESG 경영은 에쓰오일만 할까⑦비상장사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평가 유인 떨어져

박상희 기자공개 2021-05-04 08:32:5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8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사는 휘발유, 경유 등 자동차용 기름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와 바로 거래하는 전형적인 B2C(Business to Consumer) 업종을 영위한다. '기름집'이란 별명을 보유한 정유사들은 기업의 대외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환경보호나 사회공헌 같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열심일 수밖에 없다.

CSR에서 ESG로 반경을 넓히면 정유 4개사 가운데 에쓰오일(S-Oil)이 가장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통합등급에서 'A+'를 받았다. 에쓰오일이 ESG 활동을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여기엔 '트릭'이 숨겨져 있다.

기본적으로 ESG 평가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상장사는 제외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기본적으로 ESG 평가 대상이 아니다. 비상장사인 SK에너지도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만 ESG 평가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ESG 평가 등급이 없는 정유 3사는 과연 ESG 경영에 뒤처진 것일까.

◇유일한 상장 정유사 에쓰오일, ESG 경영 '우등생'

에쓰오일은 KCGS의 2020년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최상위 'S' 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상위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환경부문 'A', 사회부문 'A+', 지배구조부문 'A+'를 받았다.


에쓰오일은 최근 대기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시설의 신증설 공사를 잇따라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Residue Hydro-DeSulfurization Unit)의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해 3월부터 가동을 개시했다. 이에 앞서 유증기 소각 설비(Vapor Combustion Unit)도 가동을 시작했다. 석유제품 생산과정에서 대기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RHDS 증설과 VCU 신설에는 투자비 약 730억원이 투입됐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정유, 윤활,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는 분야,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에 벤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KCGS를 비롯한 ESG 평가기관에서 권장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된 CSR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고성능 아스팔트 생산용 유황개질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인 범준이엔씨(E&C)에 지분을 투자한게 대표적이다. 이번 투자는 원프레딕트(AI 기반 산업설비 예방진단 솔루션), 아이피아이테크(폴리이미드 필름), 리베스트(플렉서블 배터리), 글로리엔텍(CDM사업)에 이어 벤처기업에 대한 5번째 투자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의지를 밝힌 '비전 2030 성장전략'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화학기업'을 목표로 한 투자 로드맵을 세웠다.

ESG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것은 에쓰오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정유사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탄소배출량을 2050년까지 현재 수준의 70%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사의 성장과 ESG경영을 완성하는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전히 상쇄하겠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0년간 자원효율화 및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의 플라스틱 공병 100t을 재활용해 친환경 복합수지로 만들기로 하는 MOU 를 체결하기도 했다.

◇GS칼텍스, 2017년부터 ESG 데이터베이스 구축...에코바디스 골드 등급 획득

그럼에도 시장에선 에쓰오일의 ESG 경영이 유독 돋보인다. 에쓰오일의 높은 ESG 등급이 회자되는 반면 다른 정유사들은 언급되지 않는다. ESG 평가 등급을 획득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ESG 평가가 투자자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주로 상장사를 대상으로 평가한다"면서 "기업이 요청할 경우 ESG 등급을 받기도 하지만 비상장사가 굳이 ESG 평가를 자청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 합작사인 GS칼텍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찍 ESG 경영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ESG 평가를 의뢰한 곳은 글로벌 평가기관 1곳에 그친다. GS칼텍스는 GS그룹 지주사인 ㈜GS와 미국 칼텍스사의 합작기업으로, 똑같이 50%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GS칼텍스는 2017년 ESG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2018년에는 핵심 추진과제로 인권경영 추진, 협력사 CSR 수준 제고, 납세의무 준수, 안전·보건·환경·품질 강화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관리체계 수립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2019년에는 GS칼텍스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수립하였으며, 협력사 CSR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글로벌 ESG 평가인 에코바디스(Ecovadis) 평가에서 상위등급인 골드등급을 획득했다. GS칼텍스는 2016년부터 에코바디스에서 ESG 평가를 받고 있다. 에코바디스는 심사대상 중 상위 5%에만 골드등급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칼텍스가 에코바디스에 ESG 평가를 의뢰한 것은 협력사 등을 비롯한 외부에서 요구하는 ESG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망 유지를 도모하고 위해서였다.

다만 GS칼텍스의 ESG 평가는 에코바디스 한곳에 그친다. 현재 추가적으로 ESG 평가를 의뢰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ESG 평가 획득과는 별개로 ESG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SG 경영' 선포한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이후 ESG 평가 예정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오일뱅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에서 ESG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데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는 그룹의 ESG 경영 전략에 따라 상반기 중으로 ESG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ESG 평가를 받을 계획은 없다.

현재 ESG 평가를 받는 계열사는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지주,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상장사에 한정된다. 이들 계열사는 국내의 경우 KCGS, 서스틴베스트, 해외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MSCI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셜) 등으로부터 ESG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2019년 상장한 현대에너지솔루션도 ESG 평가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이후에야 ESG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현대오일뱅크 상장 일정은 미정이다.

SK에너지 역시 비상장사다. SK이노베이션은 산하에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6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의 ESG 등급은 정유업에 국한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ESG 통합등급은 'A'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인 에쓰오일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IR 활동에 강점이 있고, ESG 경영 활동 정보공개에도 적극적인 점이 국내 ESG 평가기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것 같다"면서 "나머지 정유사들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ESG 경영을 하더라도 평가 등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에쓰오일보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덜 알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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