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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CSR의 재해석]사회공헌 '으뜸' 현대제철, 공정위 제재 한번에 '삐끗'⑨보건복지부도 인정한 CSR 활동…담합 제재로 ESG 등급 '강등'

박상희 기자공개 2021-05-06 11:11:0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인천·포항·당진·순천 등 4개 사업장은 2019년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사회공헌 인정패를 수상했다. 각 지역에서 펼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의 값진 결과다. 그런데도 현대제철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가운데 최근 사회(S) 등급은 'B+'에 그쳤다. 왜일까.

현대차그룹의 사회(S) 등급 성적은 대체로 우수하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글로비스가 'A+'를 받았고, 현대로템과 현대건설은 'A'를 받았다. 현대제철의 경우 직전 사회(S) 등급이 'A'였지만 최근 등급 조정에서 철스크랩 구매가격 담합 제재로 인해 'B+'로 강등됐다.

ESG 경영은 통상적으로 사회공헌활동으로 불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바탕이 된다. 현대제철의 사례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는 등 준법경영을 펼치는 것이 CSR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부터 보고서 발간…'지역사회공헌' 인정 상패 수상

현대제철은 2019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 행사에서 당진·인천·포항·순천 등 4개 사업장이 ‘지역사회공헌' 인정 상패를 받았다.

2019년 처음으로 시행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지역 비영리단체와 협력관계를 형성,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기관의 사회공헌활동을 인정하는 제도다. 사회공헌조직 및 지원체계 구축, 지역사회네트워크 구축과 파트너십 성과 등을 엄격히 심사한다.

현대제철의 당초 CSR 활동은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데 있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2020년 통합보고서(Integrated Report, 연차보고서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총괄해 발간하는 자료)에 따르면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이미지 제고, 인재 확보, 임직원 만족도 제고 등 경영상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CSR 활동의 최우선 목적이 기업 이미지 제고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제철의 2020년 KCGS ESG 사회(S)부문은 'A'를 받았다. 'S' 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A+'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ESG 평가기관이 요구하는 맞춤형 CSR 활동을 했음을 했다는 방증이다.

현대제철은 '함께 그리는 100년의 기적과 변화'라는 비전을 목표로 순환·소통·변화의 3대 사회공헌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CS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단순 봉사나 기부처럼 ESG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CSR 활동도 있다.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일환으로 펼치는 '희망의 집수리'나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필리핀 자립지원 모델 구축 사업'처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춘 CSR 활동도 많다.

KCGS에 따르면 사회(S)부문 등급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준법경영체계나 인권경영 강화에 따른 개선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 비재무보고서 발간 △인권경영활동 수준 향상 △사회적 취약 계층 고려 △사회공헌활동의 경영 전략과의 연계성 강화 등이다.

현대제철은 201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발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과거 봉사 중심으로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세계은행과 SDG펀드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다. SDG펀드는 UN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해 시작됐다. 해당 기금은 세계은행과 민간기업의 공동기금 출연으로 조성하고 있다.


◇공정위 담합 제재, 사회(S)부문 협력사 및 경쟁사 항목서 감점 요인

현대제철은 지난달 초 KCGS의 2차 ESG 등급 변동에서 사회(S)부문 등급이 기존 'A'에서 'B+'로 강등됐다. 철스크랩 구매가격 담합으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것이 이유였다.

공정위는 이에 앞서 올 1월 철스크랩 구매 담합에 가담한 현대제철 등 7개 제강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00억83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추가 심의를 거쳐 7개 제강사 중 법 위반 정도가 중대·명백하고, 경쟁 질서를 현저히 저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현대제철, 야마토코리아홀딩스,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 4개 제강사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또 철스크랩 구매 담합 사건 조사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공정위 출석 요구에 불응한 현대제철 주식회사 전·현직 임직원 3명에 대해서는 각 200만원씩 총 6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KCGS는 사회(S)부문을 크게 △협력사 및 경쟁사 △근로자 △소비자 △지역사회 등으로 나눠서 평가한다. 공정위로부터 담함 제재를 받은 현대제철의 이력은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협력사 및 경쟁사 부문에서 감점을 받는다.

현대제철은 과거에도 비슷한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 현대제철은 2015년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제한규정 위반 행위에 대한 건으로 제제를 받았다. 2017년에도 현대제철의 공정위 조사 미협조 등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 받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나 검찰의 고발 조치 등은 ESG 평가에 치명적"이라면서 "CSR 활동을 오랜 기간 다양하게 펼쳐왔더라도 공정위 제재 한번이면 공든 탑이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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