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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독립계 GP 해부]교통정리 끝낸 NH PE, 꾸준한 투자로 호시우행농협PE단+우투PE 결합으로 재탄생…금융계열중 존재감 뚜렷

김선영 기자공개 2021-05-31 07:35:07

[편집자주]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현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이 태동한지 17년이 흘렀다. 대체투자 수요가 매년 증가하면서 운용사의 숫자와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대형 금융사들도 사업부 혹은 자회사 형태로 조직을 갖추고 PE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으나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독립계 GP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더벨은 금융·산업계열 GP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풀어야 할 숙제들을 하우스별로 상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 PE사업부(NH PE)는 성공적으로 조직 정비를 마친 금융계열 PE로 꼽힌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합병 이후 2년만인 지난 2016년 사업부 간 결합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활발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스페셜시추에이션(Special Situation) 펀드를 활용해 구조조정분야와 중견기업 등에 투자, 존재감을 발휘중이다. 다만 비독립계 운용사로서의 극복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CEO 직속으로 운영되면서 독립성을 확보했지만 증권사의 사업부인 만큼 단기 실적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 등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지적된다.

◇강렬했던 마르스펀드의 추억…샘표-레이크사이드CC 투자

사실 NH PE의 전신이었던 우리투자증권은 업계에서는 꽤나 오래전부터 PE사업을 벌여온 곳으로 유명하다. 경영참여형 사모투자펀드 초창기부터 사업부 형태로 조직을 갖추고, 다양한 투자 활동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역사를 자랑한다.

우리투자증권 시절 가장 유명했던 펀드는 2007년 샘표와 레이크사이드CC에 투자했던 마르스(Mars)다. 저변이 확대되기 전 사모투자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에 설립된 마르스펀드는 적대적 M&A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지금이야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펀드들이 다수 출현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마르스와 같은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한 펀드는 거의 없었을 만큼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2006년 장하성펀드(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비슷한 컨셉으로 마르스펀드 보다 일찍 주주행동주의에 나섰지만 눈에띄는 성과는 없었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마르스1호를 통해 샘표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여러차례 경영 개입을 시도했다. 오너 일가간 분쟁이 벌어진 골프장 레이크사이드CC 역시 4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권을 가져오려 했으나 실패했다.

비록 마르스펀드를 통해 뜻했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우리투자증권 PE사업부를 각인시킨 투자 사례로 시장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증권 계열로 펀드를 통해 대기업의 경영권을 흔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한 도전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NH-우투 합병후 PE사업도 하나로 통합

NH PE는 지난 2016년 PE 업무 통합 작업을 마쳤다. NH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이후 농협PE단과 우리투자증권PE가 합쳐져 NH PE로 재탄생했다. 조직 출범부터 AUM은 은행(8000억원)과 증권(4000억원)을 합쳐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의 NH PE가 있기까지 조직 통합에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과 농협은행 직원의 물리적 결합을 통해 하나의 본부를 결성하는 작업에는 부담이 따를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 NH PE는 성공적인 조직 정비를 마쳤다. 당시 농협은행PE단의 AUM이 우리투자증권PE의 2배에 달했으나, 증권사 출신 운용 인력을 더 많이 영입하면서 화합에 방점을 둔 조직 통합이 이뤄졌다. 이외에도 농협PE단을 통솔해온 은행 출신 손창배 본부장이 NH PE를 이끌게 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성공적인 조직 통합 이후 지난 2019년 NH PE는 증권사 내부 운용사 가운데 이례적으로 단독 GP로 첫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증권사 인하우스 PE가 단독 GP로 나서 펀드를 조성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후 오퍼스PE와 공동 GP를 결성하면서 2400억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결성도 완료했다. NH농협금융 계열사가 740억원을, 한국성장금융이 1000억원을 출자를 결정했다. 이후 국민연금의 SS&D 분야 출자사업에도 선정되면서 1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출자받았다.

특히 PE사업 통합 이후 굵직한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NH PE는 펀드 규모가 크지 않아 바이아웃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소수지분 투자에 집중되어 왔다는 점은 과제로 꼽혀왔다.

현재 오광준 본부장을 주축으로 NH PE의 누적 AUM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조직 정비가 마무리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101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에 금융계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성과도 탄탄하다. 최근 5년간 청산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30%에 달한다.


◇SSF 활용 투자활동 눈길…공익 추구는 숙제

NH PE는 2200억원 규모의 단독 블라인드 펀드 외에도 선제적인 구조조정 투자에 방점에 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결성했다. 이에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를 활용한 바이아웃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시장 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9년 결성된 NH PE의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인 ‘NH뉴그로쓰PEF’는 4차산업 관련 중소·중견기업이 주된 투자대상이다. 이를 활용해 디지털 광고 마케팅 업체 메큐라이크와 그랑몬스터를 포트폴리오로 확보했다. NH PE는 이외에도 그랑몬스터가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더블트리 △그랑플레이스 △에이마케팅 △트루칼라 등의 지분을 취득했다.

최근 NH PE의 구조조정 투자 행보 역시 시장 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NH PE는 오퍼스PE와 함께 3061억원 규모로 구조혁신펀드를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두산모트롤BG 인수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한진중공업과 신한중공업 인수를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구조조정 투자에서 오퍼스PE와 함께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구조혁신펀드의 소진율은 68%를 웃돈다. 앞서 NH PE는 수험교육 주력 기업인 에듀스박문각에 15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모베이스전자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투입했다. 이외에도 △창의와탐구(120억) △홍인화학(200억)을 투자처로 낙점하면서 적극적인 구조조정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2230억원 규모의 우정사업본부의 코인베스트먼트 펀드 운용도 맡게 되면서 해외로 투자 행보를 넓혀나가는 중이다. 2019년 첫 투자처로 빈그룹을 낙점하면서 36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SK그룹이 빈그룹 투자를 위해 만든 자회사 'SK인베트스먼트비나(Investment Vina)Ⅱ Pte.Ltd.'의 지분 3%를 취득했다. 올해 펀드 소진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금융계열사에 소속된 운용사라는 점에서 향후 NH PE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NH PE는 농협PE단과의 통합 후 CEO 직속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어느 정도의 독립성은 확보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에 NH PE는 단독 GP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는 등 성과를 얻기도 했다.

다만 성과 평가에 대한 부분은 증권계 PE로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도 있다. 통상 블라인드펀드 운용사의 성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반면 증권사는 비교적 단기적인 실적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다 진중한 자세로 딜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수익성 외에도 공익성 또한 챙겨야 한다는 점 역시 NH PE가 안고 있는 숙제다. 투자와 회수에 집중하기 다소 버거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지주의 계열 사업부인 만큼 과도하게 수익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고, 이는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NH PE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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