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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극복하는 조선업]현대중공업, '포스트 LNG' 친환경선박 준비 갖췄나③IPO 통해 조단위 자금 수혈...대우조선해양과 연구개발 통합 효율화도 기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1-05-20 11:34:44

[편집자주]

우리나라 산업 가운데 조선업만큼 극과 극을 오간 산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세계 무대를 호령했지만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힘을 못 쓴지 오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2003년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오랜만에 볕이 들고 있다. 다시 호황을 맞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현 상황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15: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계에서 올해가 중요한 이유는 단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이를 통해 비롯되는 신기술 선박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의 적기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이 더 늦출 수 없다며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해 국내 조선사들의 LNG 추진선(LNG선) 경쟁력은 인정받은 지 오래다. 그러나 LNG선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조선업계는 ‘포스트 LNG선’을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 LNG선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 추진선, 바이오디젤 추진선 등이 꼽힌다. 이들 연료는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대표 청정 연료다.

◇친환경 선박 투자 위한 IPO(기업공개) 속전속결

올들어 수주가 급증하고 있긴 하지만 조선업의 특성상 당장 이 돈이 현대중공업그룹 주머니에 들어오는 건 아니다. 선박이 건조된 이후에야 대금을 받기 때문에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속전속결로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자금을 조달해야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8월 공모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진행 중이다. 주관사 선정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까지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올해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존 5조원도 욕심이라고 여겼던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점은 큰 호재다. 현재 시장에서 추산하는 현대중공업 몸값은 6조~7조원으로 뛰었다.

현대중공업은 신주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5년 동안 1조원을 미래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개발, 연료전지 관련 회사의 인수나 지분 투자, 자율운항 등 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등이다.

특히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조선 분야에서는 수소연료 추진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소연료 추진선은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이 40% 이상 높고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선박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는다.

수소연료 추진선으로 가는 중간단계인 암모니아 추진선의 경우 2025년 상용화가 목표지만 1년 정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최근 수소사업 비전을 설명하며 "암모니아 다음 단계인 수소연료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하는 길이기 때문에 경제성을 보완해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출처=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연구개발 효율화 기대

올해 안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기대감도 높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가장 큰 목적은 기존의 빅 3 체제를 빅 2 체제로 재편해 조선업의 고질병으로 지적받은 저가수주를 완전히 끊어내는 데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역량 통합에 따른 효율성 제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연구개발은 한국조선해양이 담당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조선해양 아래에 놓이게 되면 연구개발이나 설계 등의 분야에서는 별도의 통합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이 독립법인으로 운영되지만 한국조선해양이 연구개발 강화와 중복투자 조율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이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에도 연구개발 투자는 유지했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연구개발비용 자체는 크게 줄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선 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줄곧 1%대 안팎을 유지했다. 가장 비율이 낮았을 땐 2011년으로 0.4%였다. 그 뒤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0.5~0.6%대를 오가고 있다. 가장 높았을 때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지만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도 최소한의 투자는 놓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에도 연구개발비용으로 852억원을 썼다.

다만 연구개발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2013년 1128억원에 이르렀던 연구개발 관련 인건비는 지난해 229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에서 27%로 줄었다. 매년 꾸준히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숙련된 인력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연구개발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에서 이끌고 있다. 미래기술연구원에 기반기술연구소, 에너지기술연구소. 디지털기술연구소. 생산기술연구소 등을 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이 1%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722억원을 지출했는데 전년보다 5% 늘어났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은 중앙연구원이다. 중앙연구원 소속 선박해양연구소, 산업기술연구소, 특수성능연구소 등 3개 전문 연구소에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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