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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대해부]제일기획, 풀어야할 지배구조 숙제는②자산 2조 미만 탓에 사외이사 2인 유지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31 10:16:29

[편집자주]

국내 광고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소속된 그룹사의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젠 자발적으로 외부 고객 확보와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었고 재계의 흐름에 발맞춰 ESG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광고회사들의 지배구조와 재무 전략, 주요 인물, 신사업 등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16: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광고업계 1위 제일기획은 지배구조에 각별히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오너일가가 아닌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각종 소위원회 설치로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사외이사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정기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이사회의 전문성 강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풀어야 하는 숙제가 여럿 눈에 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경영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직하고 있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색은 갖췄지만 모범생이 되기까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다.

제일기획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수가 사외이사보다 많다. 수년간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니 이사회는 5~6명이었고 그중 사외이사는 늘 2명이었다. 별도 기준 자산규모가 아직 2조원을 넘지 않는 영향이다. 제일기획의 자산총계는 1분기 말 기준 1조1644억원이다.


현행 상법은 자산(별도)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한해 보다 엄격한 지배구조를 요구한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과반이여야 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도 필수 설치해야 한다. 현재 제일기획은 상근감사를 1명 두고 있다. 추후 자산규모가 2조원대로 커지면 의무적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제일기획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유정근 대표가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최근 재계 주요기업들은 바람직한 이사회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의도적으로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아예 겸직 금지를 정관에 못박는 곳도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2017년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의장 자리를 모든 이사에게 개방했다. 이전까지는 대표이사가 무조건 의장을 맡도록 돼 있었으나 이사회 권한 강화 차원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당시는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해체와 계열사별 자율경영 등을 담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을 때다. 주요 계열사들이 정관을 고쳐 이사회 의장직을 개방했고 제일기획도 동참했다.

이는 이사회 결의만 거치면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제일기획 이사회는 아직 유 대표가 의장 역할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분기보고서에서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사회의 전략적 운영에 적합하고 이사회 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에 적임이라고 판단돼 유 대표를 의장을 선임했다"고 설명한다.

제일기획 이사회 산하에는 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3개 위원회가 조직돼 있다. 위원회에 전문적인 권한을 위임해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꾸린 것이다. 보상위와 내부거래위는 2014년, 경영위는 그보다 한참 앞선 2000년에 설치됐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투명성,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위원회 설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사외이사의 비율이 높을수록 바람직한 형태로 본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이 위원회의 과반(보상위원회는 전원)을 사외이사로 채우라고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위는 이사회가 위임한 경영일반, 재무 관련 사항에 대해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처럼 사외이사 없이 사내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유 대표가 맡고 있다.

보상위와 내부거래위는 경영진 보상 체계와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점검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설치됐다. 제일기획 매출에서 삼성그룹 내부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 위원회 모두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위원장은 둘 다 김민호 사외이사가 맡았다.

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은 보상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제일기획의 경우 특정 위원회를 100% 사외이사로만 구성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3인 이상으로 꾸려야 하는데 사외이사가 항상 2명 뿐이기 때문이다. 사내이사 1명 이상이 무조건 함께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 측은 작년 5월 공시한 '2019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향후 사외이사가 3인 이상인 시점에 보상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1년 반 가까이 지난 현재도 사외이사는 2명이다. 경영지원실장인 정홍구 사내이사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지난해 제일기획에 지배구조(G) 등급으로 B+를 부여했다. 7단계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양호'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는 수준이다.

제일기획은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G' 부문에서 B+를 받아오고 있다. 2017년 B에서 한 단계 상향조정된 이래 3년째 그대로다. 2020년 기준 환경(E)은 D, 사회책임(S)은 A로 통합등급은 B+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향후 회사 규모 변화에 따라 법규에 맞게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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