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LG상사의 고민, ESG 시대 석탄사업 '어이할꼬'⑤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석탄사업 비중 가장 높아...국민연금(9.72%) 투심 향방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5-31 10:14:55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 출범과 함께 핵심 계열사로 거듭난 LG상사(7월 LX글로벌로 사명 변경 예정)가 핵심 포트폴리오인 석탄 사업으로 인한 고민이 깊어졌다. LG상사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민연금(지분율 9.72%)이 석탄 채굴·발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상사는 국내 주요 종합상사 가운데 석탄 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LG상사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석탄사업을 강화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ESG 경영 강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면서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LG상사는 에너지 사업 내 석탄 비중을 점차 줄이는 대신 니켈과 같은 이차전지 관련 광물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적인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07년부터 석탄 광산업 선제적 시작...2010년대 중반부터 석탄 발전 사업도

LG상사 사업부(연결 종속기업 제외)는 크게 △ 에너지 △ 산업재 △ 솔루션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에너지 사업부는 팜(Palm) 사업, 석탄(Coal) 사업 등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생산물의 판매 및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LG상사의 석탄 사업은 역사가 오래 됐다.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지의 석탄 광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생산물을 확보해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2007년 LG상사가 인수한 인도네시아의 MPP 광산이 그 시작이었다. MPP 광산은 국내 종합상사가 참여한 해외광산 가운데 탐사단 계부터 참여해 개발 및 생산에 성공한 첫 사례였다.

2012년 7월에는 MPP 광산에 이어 GAM 석탄광산 운영권을 인수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2개의 석탄광산 개발에 성공했다. GAM광산은 여의도 면적(2.9㎢)의 36배에 달하는 106㎢의 대형 광산으로, 2017년 상업생산 이후 2020년 연간 1000만톤(t) 생산체제를 확립했다. 2022년까지 연간 최대 생산량은 1400만톤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완투고(Wantugou) 석탄광산도 생산 증대에 나섰다. 완투고 석탄광산의 지난해 연간 생산량 목표로 200만톤 이상이었다. 올해부턴 연간 500만톤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LG상사는 지난해 초 석탄 트레이딩 물량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상사는 2019년 대비 600만톤 늘린 2100만톤을 목표로 석탄 조달처 및 판매 지역 다변화를 통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석탄 트레이딩 사업 강화는 광산 개발 투자 대비 석탄가 등락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수립한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석탄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해 자산 트레이딩 연계 사업자 기준 현재 10위권에서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세워 놨다.
*LG상사 석탄관련 사업

◇국민연금, 네거티브 스트리닝 도입 시 LG상사 지분 처분할수도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ESG 투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2년까지 운용 자산의 50%에 ESG 전략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ESG 관련 기준에 부적합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4월 기금위에서도 석탄 채굴 및 석탄발전과 관련된 기업을 대상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 도입을 논의했다.

향후 국민연금이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LG상사 지분 9.72%를 보유하고 있다. LG상사로서는 국민연금이 석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상사 석탄 생산량

그렇다고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석탄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다. 곳곳에 투자한 석탄 광산은 갈수록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LG상사의 효자로 거듭나는 국면이다. LG상사 관계자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석탄사업은 책임감을 갖고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앞으로 석탄 신규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의 석탄사업은 에너지사업부에서 영위하는 생산과 트레이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곳곳에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발전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2013년 10월 중국 내몽고 석탄화공 요소 플랜트 지분을 인수했고, 이 발전소는 이듬해 7월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2015년 10월에는 중국 감숙성 우웨이 석탄 열병합 발전소 합자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발전소는 2017년 12월 가동에 들어갔다.

LG상사 관계자는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사업 비중을 점차 축소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것"이라면서도 "석탄 관련 사업 축소를 어떤 부문에서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지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상사는 기존 석탄 관련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대신 친환경 신사업을 키워 석탄 사업 비중을 낮추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ESG 투자를 적용해 화석연료 매출이 25% 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처분했다. LG상사의 에너지사업 매출 비중은 약 12~13% 가량이다. 산업재 사업부의 석탄발전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석탄 사업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 SK네트웍스와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석탄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석탄 관련 투자·시공, 트레이딩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은 완공·계약 종료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탈석탄 선언'을 했다.

LG상사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신규 사업은 니켈이다. 광산 개발 및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니켈광 개발 사업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 원료로 가공되는 니켈광의 오프테이크(생산물 우선 확보권)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윤춘성 LG상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니켈 등 2차전지 원료 및 LNG 등의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