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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증권사 열전]하이투자증권, ECM 재건 특명…정통IB 날개짓 원년③이영재 실장 필두로 IPO 딜소싱 박차…PF 편중된 수익원 다변화 목표

강철 기자공개 2021-06-02 13:21:52

[편집자주]

중견 증권사는 국내 금융산업의 일원으로서 작지만 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 특정 사업에 강점을 지닌 중견 증권사의 활약은 금융 생태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든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견뎌내며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증권업의 미래가 이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퀀텀점프 도약대에 선 국내 중견 증권사의 강점과 사업·재무적 비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국내 최상위 수준의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택저당증권(MBS)과 일반 회사채(SB)를 필두로 한 DCM도 매년 10~15위의 리그테이블 순위를 유지하며 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기간 침체에 빠져있던 ECM도 이노뎁, 불스원, 나우테크닉스 등 중소형 기업공개(IPO) 딜을 중심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꾸준한 ECM 육성을 통해 부동산금융과 정통IB의 균형추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PF가 수익 주도…DCM도 제몫

하이투자증권은 위탁중개, 금융상품, IB/PF, 상품운용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 이 4개 사업을 축으로 전략기획, 부동산금융, 프로젝트금융, S&T, 고객자산운용, WM, 리스크관리, 리서치, 디지털혁신 등 20개 안팎의 본부와 산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4개 사업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은 IB/PF다. 부동산금융, 회사채,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딜이 주력인 IB/PF 부문은 하이투자증권 전체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2020년에도 약 55%에 해당하는 2056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IB/PF의 핵심은 부동산금융이다. 부동산금융은 최근 몇년 사이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프로젝트로 영역을 확장하며 연일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본부를 1개 추가하고 프로젝트금융실을 프로젝트금융담당으로 격상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MBS와 일반 회사채가 중심인 DCM도 꾸준하게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 MBS는 국내 Top5 자리를 놓고 IBK투자증권, 교보증권, 부국증권, DB금융투자 등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발군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2020년에는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인 2조8550억원의 주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사 랭킹과 DCM 리그테이블 순위가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IB 부문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방한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며 "일반 회사채도 인수 물량을 꾸준하게 늘려가는 가운데 대표 주관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B, FB, ABS, MBS 합산 기준

◇ECM 잃어버린 10년

꾸준하게 성과를 내고 있는 PF와 DCM과 달리 ECM의 실적은 상당히 부진하다. 특히 최근 5년동안은 IPO, 유상증자, 메자닌을 통틀어 딜 건수를 손에 꼽을 정도로 활약이 없었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이 ECM 리그테이블에서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다원시스, 모나미, 세원이앤씨 유상증자로 1200억원의 실적을 올린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ECM의 역량을 좌우하는 실질적 잣대인 IPO는 개점휴업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직상장 대표 주관 트랙 레코드를 찾으려면 2012년 11월의 LG헬로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후 러셀, TS트릴리온 등의 상장을 총괄하긴 했으나 모두 스팩(SPAC) 합병이었다.

이러한 ECM의 오랜 침체는 하이투자증권 IB의 질적 성장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CM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다보니 정통 IB보다 PF에 더 의존하는 기조가 형성됐고 이러한 쏠림은 제몫을 하던 DCM의 영업 환경도 어렵게 만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까지 하이투자증권 ECM을 주도했던 인력들이 여러 이유로 퇴사를 한 것이 경쟁력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후 실적을 내지 못하다보니 딜을 소싱할 전문가를 새로 영입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노뎁 6월 상장…'불스원·나우테크닉스'도 대기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10월 DG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에 그룹의 비은행 사업 역량을 강화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아울러 은행·보험·캐피탈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정통IB 딜 소싱 활성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김경규 대표를 비롯한 하이투자증권 경영진은 이에 맞춰 2019년 7월 ECM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IB사업본부 산하에 ECM실을 신설하는 한편 밑에 3개의 팀을 꾸려 IPO, 유상증자, 메자닌, 신기술투자, 사모펀드(PEF) 운용을 전담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통IB에서만 3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이영재 실장을 영입해 ECM 재건의 중책을 맡겼다. 이 실장은 하이투자증권에 합류하기 전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을 거치며 IPO, 유상증자, 채권, 메자닌 등의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ECM실은 딜 소싱의 초점을 중소형 기업에 맞췄다. 엔간한 빅딜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초대형IB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낙수 효과를 받는 스몰캡을 발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그룹사가 미리 프리IPO 투자를 단행한 기업의 딜을 마무리하는 것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이노뎁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맡은 이노뎁은 다음달 초 공모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 입성을 원활하게 마무리하면 2011년 11월 쎄미시스코 이후 약 10년만에 단독 주관 IPO 실적을 달성한다.

이노뎁 외에 자동차 용품 전문 기업인 불스원도 하이투자증권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예비 상장사다. 이영재 실장을 비롯한 ECM실 실무진은 현재 불스원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를 마치는 대로 기업가치를 포함한 공모 전략을 수립한 후 예비심사 청구 일정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표 주관 계약을 맺은 나우테크닉스도 내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담금질에 들어간다. 자문 서비스, 비즈니스 확장 전략 컨설팅, 금융 솔루션 등을 제공하며 주력 사업인 로봇 자동화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노뎁은 과거 프리IPO 투자에 참여하며 맺은 인연이 단독 대표 주관으로 이어진 케이스"라며 "앞으로 꾸준한 ECM 육성을 통해 PF에 다소 편중돼 있는 IB 사업부의 균형을 맞춰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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