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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LX그룹 핵심 LG상사, 지배구조 '업그레이드'할까⑦대표이사-의장 분리·ESG위원회 설립 필요…배당정책 수립 니즈도 커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02 10:22:01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7월 'LX글로벌'로 사명 변경 예정)는 이달 초 출범한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구씨 일가의 가족 회사로 LG그룹 지주 체계 바깥에 위치하던 때나 LG그룹의 공식 계열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비주력 회사로 회자되던 과거와는 위상이 다르다.

LX그룹을 대표하는 '맏이'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 이외에도 할 일이 많다. 이사회 지배구조를 가다듬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LG상사 이사회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고, 상법상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위원회 이외에 ESG위원회 등을 비롯한 소위원회가 전무하다. 장기적인 배당정책 방향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등 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사회 규정, 사외이사가 의장 가능...전통적으로 대표이사가 겸직

LG상사 이사회는 사외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인 등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 수는 3인 이상, 7인 이하를 두도록 한 정관 제24조를 따른 것으로, 현재 이사회 정원은 정관 상 최대다.

상법 제542조의 8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LG상사는 이사회의 구성원 총 7명의 과반수인 4명(57%)을 사외이사로 구성하여 이사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사외이사 4인은 회계 및 재무(양일수 이정 회계법인 파트너), 경제(채수일 두에이아이 CSO) 법률(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에너지·자원 산업(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물로 구성됐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은 아쉽다. 3명 가운데 2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되지만, 사추위원장은 지난해까지 LG그룹 계열 출신인 이재원 기타비상무이사가 맡았다. 이 자리는 올해부터 박장수 LX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가 대신한다. 박 전무는 ㈜LG에서 LX그룹이 출범하면서 적을 옮겼다.

LG상사 관계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임기 만료로 새로운 후보를 추천할 필요가 있을 때 열린다"면서 "현재는 위원장은 누가 맡을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LG상사 기업 지배구조 핵심 사항 준수 여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LG상사 이사회 지배구조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LG상사는 이사회 규정 제5조에 의거해 이사회 의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을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LG상사의 이사회 의장은 전통적으로 대표이사가 맡아왔다.

현 이사회 의장은 윤춘성 대표이사다. 종합상사 업종에 대한 이해도, 전문성 및 경영효율성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는 것이 LG상사의 설명이다. 석탄사업부장, 인니지역총괄, 자원부문장을 역임한 윤 대표가 석탄, 팜 등 자원사업을 회사의 주요 사업으로 키워 낸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를 잘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상법상 의무 이외 소위원회 전무...외부서 ESG위원회 설립 조언

이사회 안에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있다. 감사위원회는 전원을 사외이사(총 3명)로 구성하고 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총 3명의 위원 중 과반수(2인)를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 회사가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위원회 이외에 소위원회는 없다. 최소한의 소위원회만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이사회 산하에 구성하고 있는 보상(보수)위원회나 내부거래위원회 등은 갖추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이사회 내에 최근 재계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을 구현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뼈아프다.


LG상사가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독립적인 검증을 요청 받은 BSI그룹 한국법인은 개선권고사안에서 ESG 경영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LG상사 이사회 참여인원 및 위원회에서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한 역할과 책임구조는 명확하게 표현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속가능경영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또는 위원회의 전문성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ESG위원회 설립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감사인은 LG상사가 ESG 경영 관련 정보 공개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상사는 전 세계 공급망 및 생산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환경, 보건, 사회적 리스크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외 운영투자법인에 대한 안전환경 정기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 평가는 그 결과를 가감 없이 보고하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4개 법인은 전체 운영투자법인의 일부에 국한돼 있다. 물류부문(판토스)을 제외한 LG상사는 해외에 △ 6개 무역법인 △ 22개 지사 △ 28개 투자법인을 두고 있다.

◇배당성향 기반 배당정책 가이드라인 등 필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에 따르면 배당 정책도 2%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배당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및 향후 계획 등을 마련하고 이를 주주에게 안내하여야 한다.

LG상사는 배당정책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않다. 보통 상장사들이 주주친화 정책 차원에서 배당성향 등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밝히는 것과 비교하면 갈길이 멀다. 배당 실시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지만 공시 등을 통해 주주에게 통지하고 있다는 게 LG상사의 입장이다.

LG상사는 신규 사업투자에 대한 재원 마련 및 재무구조 안전성 등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일정 자금을 내부 유보하고 있다. 동시에 적절한 수준의 배당을 받을 주주의 권리가 존중되도록 주주환원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장기적 배당정책이 부재하다보니 배당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상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개년 간 결산배당으로 97억원을 지급했다. 2018년은 LG상사가 LG그룹으로 편입된 해다. 연결지배주주순이익이 마이너스(-)70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전년과 같은 97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20년 결산배당의 경우 연결지배주주순이익이 2976억원으로, 전년 286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주당 현금배당금은 300원에서 400원으로 100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배당총액은 116억원에서 144억원으로 28억원 증가했다. 연결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40.6%에서 4.8% 수준으로 급감했다.

재계 관계자는 "LG상사가 LX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되면서 지주사인 LX홀딩스의 수입원으로 LG상사의 배당이 점차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LG상사의 배당정책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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