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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기업]'FI 유치' 아론, '위그선 양산·R&D' 기반 구축 시동경남 사천에 대량생산 클러스터 조성, 20인승 차세대 모델 개발 착수

박동우 기자공개 2021-06-09 07:12:2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론비행선박산업(이하 '아론')이 위그선을 대량 양산하고 연구·개발(R&D)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시동을 걸었다.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의 실탄 345억원을 유치하면서 계획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연간 90척의 위그선을 제작할 수 있는 대량 생산 클러스터(복합단지)를 경남 사천에 조성한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20인승 차세대 모델도 개발한다.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동남아, 중동 등 세계로 판로를 넓히는 구상도 그렸다. 관광, 여객 운송, 의료, 군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사들도 아론의 사업 확장에 기대를 걸었다.

◇'국내 유일' 위그선 제조사, 에너지 고효율 강점

2008년 출범한 아론은 중소형 위그선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 주력하는 기업이다. 위그선은 이른바 '비행하는 배'로, 항공기와 선박의 강점을 살린 교통 수단이다. 물의 표면과 날개가 가까워질 때 양력이 커지면서 만들어지는 공기층을 활용해 날아간다.

창업자인 조현욱 대표는 1990년대 후반에 회사를 차려 무기 판매를 중개하고 대테러장비를 공급한 경험을 갖췄다. 아론 설립을 모색한 시점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군사용 위그선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생소한 이동 수단인 만큼 조 대표는 위그선의 원리와 쓰임새를 공부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데다 여객 수송, 정찰, 구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어 사업 성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업력 13년을 넘기면서 아론은 국내 유일의 위그선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8인승의 'M-80' 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수면에서 5m 위로 운항하는 A타입 기체만 개발한 경쟁 업체들과 달리 수면에서 150m 떨어진 높이에서 날 수 있는 B타입의 성능까지 갖추면서 차별화를 이뤘다.

650L 용량의 연료 탱크에 기름을 넣어 최대 650㎞를 운항할 수 있다.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220㎞ 구간을 1시간가량 운항한 결과 주유비가 18만원가량 나왔다. 기존 선박과 견줘보면 유류비, 유지관리비 등을 포함한 비용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대외적으로 R&D 역량도 인정받았다. 조 대표는 "지난해 한국선급에서 '선급 인증'을 따냈다"며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공인하는 기술 라이선스를 얻었기 때문에 판로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론의 기술력과 사업 확장성을 눈여겨본 벤처캐피탈이 최근 재무적 지원을 단행했다. 포스코기술투자, 경남벤처투자 등이 자금을 베팅했다. 올해 상반기 진행한 클럽딜에서 자산관리 기업 포삼, 주식회사 두림, 울릉도의 위그선 운영사인 위그코리아 등이 투자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345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딜(Deal)에 참여한 김태현 경남벤처투자 전무는 "아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그선을 제조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독보적 입지를 구축할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며 "기체의 에너지 효율과 고속 운항 등의 강점을 살려 군사, 경찰, 긴급의료 등 특수목적용 수요를 흡수하는 움직임도 주목했다"고 밝혔다.

△아론비행선박산업이 개발한 위그선 'M-80' 모델. (출처:아론비행선박산업)

◇'7척→90척' 캐파 확대, 유럽 국가 러브콜 잇달아

아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위그선을 대량 양산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옛 SPP조선의 사천 조선소 부지 가운데 13만4213㎡를 사들였다. 경상남도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내년 2월까지 위그선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목표를 짰다.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 9곳도 복합단지에 함께 두는 계획을 세웠다. 아론은 일찌감치 협력사와 손잡고 1873종의 4만800개 부품을 생산해 조립하는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했다.

클러스터에 위그선 공장이 들어서면 아론의 생산능력(캐파)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가동 중인 사업장은 약 3300㎡ 규모로, 1년에 위그선 7척을 제작하는 데 그친다. 아론은 2단계에 걸쳐 1만6500㎡ 이상의 양산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순조롭게 증설이 이뤄지면 연간 90척의 위그선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차세대 위그선을 개발하는 데도 힘을 싣는다. 종래 8인승에서 한 발 더 나아가 20인승 모델 연구에 나선다. 위그선의 수송력을 확대해 화물 배송, 여객 운항 등의 수요처를 넓히겠다는 경영 전략의 연장선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항공유 엔진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위그선의 항속 거리를 650㎞에서 800㎞ 수준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진전에 힘입어 배터리 경량화가 이뤄진 대목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울산시와 협력하면서 R&D에 탄력을 내는 방안도 검토한다.

해외 수출 전선도 점차 넓힌다. 이달 초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위그선 판매 경로를 확장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위그선을 사겠다는 러브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정부와 구조용 위그선 구매 협의를 진행 중이다. 스페인과는 해상 관광 용도로 납품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아론이 점찍은 시장이다. 중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의 판로 개척에 공을 들인다. 섬이 많은 특성을 감안하면 주민과 물자가 이동하는 데 위그선이 최적의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는 국면에서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제가 최우선"이라며 "글로벌 해양 운송수단 시장을 석권하는 포부를 안고 위그선이 미래형 모빌리티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위그선 생산 클러스터'의 조성 예정지인 옛 SPP조선 사천조선소 부지. (출처:아론비행선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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