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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잡은 '후순위 출자 펀드' 대세되나 [인사이드 헤지펀드]한국증권, DS운용·브레인운용 등과 잇딴 조성…'손실보전 등의 금지' 우려 탈피

양정우 기자공개 2021-06-10 08:05:3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DS자산운용이 맞손을 잡은 '후순위 출자' 구조가 헤지펀드 시장의 대세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증권을 중심으로 신규 펀드가 속속 결성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출자사업에서도 후순위 구조화 펀드가 핵심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증권은 최근 DS운용이 운용하는 '디에스 K-01 코스닥벤처 사모펀드(100억원)'에 후순위 출자자(24억원)로 참여했다. 이어 '디에스 K-02 코스닥벤처 사모펀드(300억원)의 후순위 수익증권에도 70억원 가량을 투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디에스 K-01~02 펀드는 '선순위-후순위' 구조로 설계돼 투자 기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손실이 발생할 경우 후순위 물량에서 우선 충당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기준수익률(20%)이 넘어선 수익은 후순위 출자자에 더 많이 배정된다. 하지만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기관 투자자의 투자 성향상 손실 안전핀은 투자 매력을 고조시키는 장치다.

한국증권은 올해 초 브레인자산운용과도 300억원 안팎의 후순위 출자 펀드를 만들고자 머리를 맞댔다. 설계 콘셉트는 DS운용의 펀드와 동일하다. 다만 선순위와 후순위 수익증권의 결성액 비중, 기준수익률과 수익 배분 요건 등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운용 스타일의 경우 DS운용은 코스닥벤처펀드, 브레인운용은 메자닌펀드로 결정을 내렸다.

증권사가 후순위 앵커 출자자로 나선 헤지펀드는 앞으로도 속속 조성될 전망이다. 한국증권이 신규 수익원으로 힘을 싣고 있을 뿐 아니라 경쟁사 역시 헤지펀드 하우스에 관심을 피력하고 있다. 증권사는 위험 부담을 좀 더 짊어지지만 운용사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의 대가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헤지펀드업계에서도 이런 형식의 구조화 펀드를 반기는 기색이다. 무엇보다 신규 헤지펀드를 론칭하는 데 새로운 추동력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판매사와 수탁사의 경계심이 고조돼 신규 펀드를 만드는 게 녹록치 않은 여건이다. 하지만 증권사가 후순위로 참여한 펀드는 앵커 출자자(한국증권)가 직접 판매를 맡는다.

반드시 판매사인 증권사가 후순위 출자에 참여할 필요도 없다. 대형 금융기관이 후순위 수익증권의 큰손으로 이름을 올릴 때도 시장의 경계심이 한결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이미 한차례 검증이 된 펀드이기에 엄격한 허들을 넘어서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순위 앵커 출자자를 잡은 구조화 헤지펀드는 기존 손익 차등형 펀드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 차등형 구조의 최대 난관은 자본시장법 제55조(손실보전 등의 금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과거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스카이워크자산운용 등이 손익 차등형 펀드를 신규 론칭한 만큼 적법한 구조로 인정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려감은 여전히 차등형 구조에 꼬리표로 붙어있다. 예를 들어 만일 헤지펀드 운용사가 후순위 수익증권의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높일 때도 위법성 논란과 무관할지 미지수다. 금융 당국에서는 어디까지나 위탁운용사인 집합투자업자가 직접 후순위 수익자가 되는 사정만으로 법규 위반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형 운용사만 과실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운용사가 후순위 수익증권을 모두 감당하는 구조에서는 결국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자본력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순위 앵커 출자자가 운용 역량을 갖춘 하우스를 찾아나서는 여건이 마련되면 알짜 중소형 운용사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의 후순위 구조는 정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출자사업에서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를 정부 재정과 운용사 출자금이 우선 충당(후순위)되는 구조로 설계한 게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이 대형 사고를 터뜨린 만큼 안정성 장치를 추가하고 있다.


WM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후순위 앵커 출자자가 참여하는 구조화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일단 DS운용과 브레인운용처럼 운용 역량이 오랜 기간 입증된 하우스를 중심으로 신규 펀드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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