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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거침없는 베어링운용, '이사회 구성' 엄격한 잣대②삼성·SK·신한·KB 등 줄줄이 반대표…사외이사 선임 '신중모드'

양정우 기자공개 2021-06-17 12:58:55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후 투자처의 이사회 구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의결권 행사에서 반대표를 던진 주주총회 의안은 이사 선임과 보수한도 안건이 주를 이뤘다.

더벨이 베어링운용의 올해(2020년 4월초~2021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376개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30건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나머지 346건엔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중립을 선언한 의안은 없었다.

무엇보다 반대 안건이 이사의 선임(감사 선임 포함)과 보수한도에 집중돼 있는 게 눈에 띈다. 코리아오토글라스(합병계약서 승인)와 와이지원(정관 개정), 원익머트리얼즈(정관 변경) 등의 주총 안건 3건을 제외한 27건이 모두 이사회 조직과 운영에 대한 사안이었다.

기업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 목표와 전략을 설정한다. 예산과 지출의 결정은 물론 자금조달 플랜을 짜는 세부 방안도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무거운 사안은 주주총회의 승인까지 필요하지만 기업의 경영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사회가 진두지휘한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견제 장치도 역시 이사회에 속한 사외이사다. 베어링운용이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이유다.

단일 투자처로서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건 신한지주다. 진옥동 기타비상무이사부터 사외이사 6인(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감사위원회 위원 2인(성재호, 이윤재) 등이 거부를 당했다. 진옥동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2번이나 통보 받은 탓이다.

사외이사 6인(감사위원회 위원 2인 포함)의 경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조용병 회장을 해임하지 않은 사유로 재선임되는 모든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한 것에 주목했다. 조 회장이 1심 유죄판결에도 이사회 멤버로 유지되는 사태를 방관해 그간 사외이사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외이사 박병국 선임의 건', '사외이사 김종훈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선욱 선임의 건' 등에서 반대표를 받았다. 반대 근거는 비슷했다. 이들 후보자가 기존 이사회 일원이지만 이재용 사내이사가 1심 유죄판결에도 이사회 멤버로 유지되는 사태를 방치한 것으로 판단했다.

SK는 '사내이사 후보자 조대식 선임의 건', '사내이사 후보자 김선희 선임의 건'에서 베어링운용의 거부 의사를 전달 받았다. 두 사내이사를 선임할 경우 사외이사가 과반을 넘어서야 달성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흔들릴 것으로 진단했다.

기아차가 주총 의안에서 반발을 산 건 '사내이사 송호성 선임의 건'이다. 기존 한철수, 김덕중 사외이사는 현대차그룹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어서 관계자로 분류하는 게 적합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송호성 사내이사를 선임하면 이사회 구성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할 수 없어 독립성이 결여될 것으로 우려했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윤순진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류영재 선임의 건'이 반대표를 받았다. 베어링운용은 이들이 우리사주조합의 추천을 받은 후보이지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KCC글라스와 에스에프에이, 대현 등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서 거부를 당했다. KCC글라스, 에스에프에이는 보수한도가 업계 평균보다 과도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대현의 경우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줄였지만 보수한도는 오히려 늘린 게 상식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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