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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현대코퍼레이션 재무라인 '미션', 신용등급 하락 방어⑤EBITDA/금융비용 2배 '턱걸이'...부동산펀드 재무제표 반영, 부채비율 상승 '홍역'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21 16:07:10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계열분리 이후 보수적 재무 기조를 계속 유지해왔다. 리스크 부담이 큰 해외 자원개발 대신 부동산펀드로 눈을 돌렸지만 이 역시 연결대상에 편입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뛰는 경험을 했다.

올해는 계열분리 이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처음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자금조달과 재무관리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금융비용이 2배 미만일 경우 현대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8년부터 김정식 재경실장(상무)이 책임지고 있다. 신기인터모빌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장안석 사장도 재무통 출신이다. 자금 소요를 수반하는 M&A를 통한 사업다각화와 재무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원개발 대신 택한 부동산펀드, 연결 재무제표 반영 '정정' 공시 논란

현대코퍼레이션은 2019년 6월 300억원 규모의 한강 국내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투자신탁 13호 펀드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투자 목적에 대해 '임대수익 및 매각이익 창출'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코퍼레이션은 투자 규모(300억원)가 크지 않아 펀드의 경영권을 소유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단순 지분 투자자로서 펀드가 소유한 투자 부동산의 자산 또한 지분율 만큼만 재무제표에 반영하면 되기 때문에 재무적 리스크는 낮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회계감사인(삼일회계법인)은 펀드의 소유권이 현대코퍼레이션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매각차익의 50%(한강에셋자산 운용의 투자신탁 보수 등 제외 후)를 분배받고, 부동산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부여되어 있는 점을 감안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향후 펀드 운영이 끝난 이후 부동산을 우선적으로 사들일 권리가 있기 때문에 연결 대상으로 편입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재무제표 정정공시에 나서야 했다. 부동산펀드를 연결대상에 편입하자 재무제표가 요동쳤다. 2019년말 기준 재무제표 기준 현대코퍼레이션의 부채총계는 1조1028억원으로 정정 전 7880억원과 비교해 무려 3149억원이나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40% 늘어난 수준이다. 갑작스레 발생한 부채 3149억원 탓에 부채비율이 248.5%에서 322.7%로 74.2%포인트(p) 뛰었다.

2020년말 기준 자산 3566억원(투자부동산 3400 억원, 서울 중구 서소문로 124 시티스퀘어 빌딩)과 부채 3223억원(차입금 3095억원) 등 부동산펀드의 자산·부채가 현대코퍼레이션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다. 그 결과 부채비율 287.7%, 차입금의존도 50.0% 등 재무지표가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동산펀드와 일반 종속기업은 사업적·재무적 연관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펀드의 차입금을 종속기업의 차입금과 동일하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펀드의 자산과 부채 그리고 차입금을 조정(차감)할 경우 부채비율은 207.8%, 차입금의존도는 34.9% 수준으로 개선된다.

◇신기인터모빌 인수금액 수백억 예상...장안석·김정식 콤비, 재무 능력 '시험대'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종합상사업 평가방법론을 적용하면서 'EBITDA/금융비용'을 재무평가 항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업체인 현대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 변동 요인도 해당 항목의 영향을 받게 된다. 유효성 검토 결과, 등급 상향은 ‘EBITDA/금융비용 4.0배 이상', 하향은 ‘EBITDA/금융비용 2.0배 미만'일 경우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은 'A-'이다.

다행히 부동산펀드가 연결대상에 편입되어도 부동산펀드와 관련한 손익은 영업외손익의 기타 이익·비용 항목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2020년부터 금융비용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금융비용이 상승하면서 'EBITDA/금융비용' 지표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EBITDA/금융비용' 지표는 계열분리 첫 해인 2016년 4.1배, 이듬해인 2017년 3.6배를 기록했다. 2018년 2.8배 2019년 2.3배 2020년 2.0배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들거나 금융비용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코퍼레이션 측은 부동산펀드의 상환의무는 투자한 300억원에 한정된다면서 금융비용에 부동산펀드 관련 비용은 제외하고 EBITDA/금융비용' 지표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도 현대코퍼레이션의 상환의무가 없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이점을 감안하여 신용등급이 산정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펀드 금융비용을 제외한 2019년까지의 기준을 적용하면 2020년 EBITDA/금융비용은 2.0배가 아니라 2.9배"라고 설명했다.

EBITDA/금융비용은 부동산펀드의 금융비용 분류뿐만 아니라 이익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라 고민이 깊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코퍼레이션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업환경 저하로 인해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EBITDA를 기록했다.

지난해 EBITDA는 388억원으로, 2019년 483억원 대비 크게 저하됐다. 2016년(390억원)과 2017년(372억원)은 물론 EBITDA 규모가 500억원을 초과했던 2018년(530억원)과 비교해도 크게 아쉬움이 남는 숫자다.

와중에 현대코퍼레이션이 자동차 부품 회사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신기인터모빌 지분 70%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말 기준 현대코퍼레이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단기금융상품 포함)는 3155억원 수준이다. 보유 현금만으로도 인수가 가능하지만 일부 인수금융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BITDA/금융비용' 지표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융통성 있게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사명 변경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월 3년물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5배가 넘는 총 166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재무는 김정식 재경실장(상무)이 2018년부터 책임지고 있다. 김 상무는 1965년생으로 2016년 상무보 승진을 통해 임원에 올랐으며 재경팀장, 법인지사관리 및 재정담당중역 등을 거쳤다.

장안석 사장도 재무통이다. 1989년~2003년 현대석유화학에서 재경을 담당했고 2003~2010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금융지역본부장을 지내는 등 재무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2010~2015년 현대종합상사 경영기획실장 및 금융여신담당중역을 역임했고, 2015년 10월부터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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