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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3년 전보다 기업가치 높아졌을까?비교기업 에쓰오일 기준 EV/EBITDA 5.15배...장외시장 시가총액은 12조원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1-06-18 10:38:4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2012년과 2018년 상장이 추진될 당시에는 시가총액이 7조원에서 10조원까지 폭넓게 거론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1조3700억원에 매각했는데 100%로 환산하면 기업가치는 8조600억원 수준이다.

정유업은 업종 특성상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용이 크고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를 감안해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EV/EBITDA)’ 방식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연결기준 EBITDA는 144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933억원, 순손실 3598억원을 냈고 매출도 13조6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1분기 연결기준 EBITDA는 5777억원에 이른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2조3108억원이다. 역대 가장 많았던 2017년의 1조4565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많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와 사업 모델이 가장 유사한 곳은 에쓰오일(S-OIL)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역시 정유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상장하지 않았다. 각각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GS에너지의 주가에 간접적으로 기업가치가 반영되고 있다.

16일 기준 에쓰오일의 시가총액은 11조7650억원이다. 1분기 순차입금을 더해 산출된 에쓰오일의 기업가치(EV)는 16조3625억원이다. 이를 올해 추정되는 에쓰오일의 EBITDA 3조1752억원(1분기 7938억원의 연간 환산치)으로 나누면 EV/EBITDA는 5.15배로 나온다. 한때 에쓰오일의 EV/EBITDA가 14~15배에 이르렀다는 점을 볼 때 다소 실망스런 수치다.

5.15배에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추정 EBITDA 2조3108억원을 곱하면 EV는 11조9006억원으로 계산된다. 시가총액을 산출하려면 EV에서 다시 순부채를 차감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에쓰오일을 기준으로 단순 평가한 적정 시총은 5조원대 안팎에 그친다.

다만 정유업이 워낙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EV/EBITDA 방식을 단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와 올해 실적이 극과 극을 오간 데다 주식시장 역시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EBITDA가 100억원대에 그쳤는데 올해는 무려 2조원대를 예고하고 있다.

두 번째로 상장을 추진했던 2018년 에쓰오일의 EV/EBITDA는 6.5배 수준이었다. 이를 반영한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은 8조4500억원으로 계산됐다.

당시 현대오일뱅크는 합작투자사인 현대쉘베이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해 회계 및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그동안 지분 60%를 보유한 현대쉘베이스를 연결재무제표에 편입해 100% 수익을 인식해왔는데 지분율대로 60%까지만 인식하는 내용으로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회사와 상장 주관사 입장에선 기업가치에서 손해를 보는 대신 IPO 완주에 더욱 무게를 실은 것이다.

비슷한 업종의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눈높이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SK루브리컨츠 지분 40%의 가치는 1조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SK루브리컨츠는 2018년 5월 IPO를 위한 수요예측까지 한 상황에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적용된 EV/EBITDA는 10.1배로 예상 기업가치는 5조9030억원이었다. 지분 40%로 계산하면 2조3612억원인데 3년 만에 반도 못 받은 셈이다.

다만 올해 정유업이 역대급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에서 가장 꾸준한 수익을 내면서 영업이익률도 가장 높다는 점,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 후발주자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본업인 정유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10년 현대오일뱅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4%인데 정유사 중 정유사업부문에서 2%대 영업이익률은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소재 등 3대 미래사업의 영업이익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주식은 현재 장외시장(38커뮤니케이션 기준)에서 5만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6일 기준 12조37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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