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베이코리아 M&A]네이버-신세계 컨소 결렬조짐, 추가투자·인수구조 이견인수 후 최대 1조 필요 전망, 규제 리스크 부담…자사주 활용도 막혀

서하나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1-06-18 08:06:4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을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신세계 입장에선 인수가 절실하지만 네이버는 탐탁치 않아하는 상황이라 결렬 조짐까지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이베이코리아를 그대로 인수할 경우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한데다 포털사이트와 오픈마켓 간 규제 리스크 등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그간 인수합병(M&A)에서 했던대로 자사주 교환 방식을 활용하려 했으나 이베이 측이 난색을 표한 게 결정타가 됐다고 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M&A 업무에 연관된 네이버 실무진들은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뜻을 모은 상태다. 불확실한 시너지와 규제 리스크뿐 아니라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대 포털을 운영하는 IT 전문가 집단인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을 상당히 노후화된 서비스로 파악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 등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2001년을 기점으로 보면 20년이 지나는 동안 서비스의 형태는 늘 비슷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진 배경에도 오랜 기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던 영향이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검색제휴를 맺고 있는 네이버는 이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산하의 G마켓과 옥션은 PC 유입률이 40%에 이른다. 이 중 네이버 검색을 통한 유입비율이 30%에 육박해 타 이커머스보다 높은 편이다.


인수가 절실해 4조원을 베팅한 신세계와 달리 네이버 입장에선 수천억원을 들여 사기에는 매력도가 떨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실무진 사이에서 어차피 검색없이 독자생존하기 어려운 이베이를 왜 남 좋으라고 몫돈 들여 사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며 "4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후에도 개발을 위해 상당한 돈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이슈로 사회적 뭇매를 맞으면서 내부 분위기도 좋지 않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규제를 받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안 그래도 이커머스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가 특정 오픈마켓의 지분을 가질 경우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이 네이버 내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최종 반대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정타로 알려진 것은 인수구조다. 네이버는 이번에도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이마트, CJ와의 사업제휴는 물론 왓패드 인수, 배달의민족 투자 등에도 네이버는 늘 자사주를 사용, 현금유출 부담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각 측이 이런 M&A 구조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신세계가 베팅한 금액은 4조원 가량, 이 가운데 20% 정도를 네이버가 맡기로 했다. 네이버로선 8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동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베이 측이 헤지펀드 등으로부터 경영성과 개선 등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당연히 매각대가로 현금을 받길 선호한다. 만약 주식으로 받는다 해도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하지만 수천억원 규모의 네이버 주식을 살 매수자를 찾고 처분하는 과정 자체가 이베이 입장에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

네이버 측에서도 수천억원의 주식으로 한번에 풀리면 주가가 흔들릴 위험이 생긴다. 내부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한번에 팔지 못하게 조건을 걸려 해도 이베이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IB 관계자는 "이베이는 현금을 받고 한국시장에서 엑시트하길 원해 네이버 주식을 매각대금의 일부로 받는데 부정적이었다고 한다"며 "네이버는 비록 일부 참여이긴 해도 수천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신세계 컨소시엄은 애초부터 '동상이몽' 관계였다. 양 사의 동맹은 올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손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그만큼 신세계 입장에서 네이버의 도움이 절실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커머스 사업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이미 국내 1위 검색엔진을 통해 기존 이커머스사와도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굳이 인수까지 나설 필요성이 적은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