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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몸값 오른 HMM 매각?…흥행 가능성은 유일한 원양선사 희소성, 선복량 등 경쟁력 강화…"대기업 등 원매자 스터디 시작"

고설봉 기자공개 2021-06-21 07:40:4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HMM 매각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매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HMM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가 매각의 적기라는 평가다. 산은 입장에서도 높은 값에 구조조정 기업을 팔 수 있는 지금이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분석이다.

18일 투자은행(IB) 및 재계에 따르면 HMM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잠재 인수 후보군들의 스터디가 시작됐다. 대기업 몇 곳과 중견기업 등은 이미 공공연하게 HMM 인수 의지를 외부에 피력하고 있다.

시장에선 HMM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해운업이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이 HMM 인수에 적기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딜(Deal)이 본격화 하면 흥행은 문제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비 인수 후보군들이 HMM을 노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HMM이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로 입지를 굳힌 데다, 해운업 경기가 업사이클로 진입한 초기 상황이어서 인수 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예비 인수 후보군들은 산은이 빠른 시일 내에 HMM M&A를 추진하기를 바라고 있다. 해운업이 아직 최대 호황기를 맞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호황기가 절정에 다다르기 전에 HMM을 인수해 기업 결합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사업부문과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본격 호황기에 최대의 퍼포먼스를 낸다는 계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해운업 업사이클이 시작됐는데 현재는 천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번도 가보지 않은 영역으로 과거 2010년 일시적인 회복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지금 분위기가 좋고, 이에 따라 운임료는 물론 선가도 계속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HMM은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항로에 국적 선사로선 유일하게 배를 띄울 수 있는 해운사다. 사실상 독과점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원양선사로서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업 경기가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수익성은 보장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이 대부분 2016년 옛 한진해운 파산을 기점으로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M&A)을 진행한 점도 HMM의 가치가 높아진 이유다. 원양은 물론 연근해 선사들도 이제 몇곳 남지 않았다. HMM은 연근해에도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HMM의 구조조정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나면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2017년부터 발주를 시작한 초대형 신조선이 오는 2022년까지 모두 인도되고 나면 HMM의 선복량은 100TEU를 넘어선다. 과거 옛 한진해운이 확보했던 선복량 및 물동량까지 끌어 안을 수 있는 수준까지 선복량이 늘어나는 만큼 경쟁력 면에서 우월하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2017년 발주한 20척의 초대형선의 선가가 최근 폭등했다. 전 세계 해운산업은 선복량 부족으로 운임이 치솟았다. 이와 함께 선복량의 기초가 되는 선박의 가치(배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HMM의 경우 정부와 산은의 지원으로 2017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고,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있다.

특히 HMM이 확보한 배들은 크기와 성능 면에서 전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1만5000TEU급 8척 등 초대형선으로 구성된 신조선들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빅3 조선소가 모두 참여해 최신 기술과 장치들을 모두 집약했다. 이에 따라 HMM은 경제성과 동시에 운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조선 외에 기존 선박도 가치가 높다. 이미 HMM의 배들은 과거 경영난을 겪으며 대거 팔려나갔고, 이후 산은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조하거나 새롭게 용선계약이 체결돼 있다. 스크러버(scrubber, 탈유황장치)가 장착된 최신 선박이 주를 이루는 만큼 국제해사기구(IMO)의 배출규제를 충족해 리스크도 적다.

이러한 HMM의 경쟁력은 곧 HMM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미 시장에선 과거 밸류에이션은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시장 상황이 전혀 달라졌고, 회사의 기초체력 및 시장 지배력이 개선된 만큼 새로운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만큼 HMM의 성장 가능성 등을 봤을 때 M&A 흥행은 문제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HMM의 매출 및 이익률 등 실적에서 큰 개선을 이뤘다. 올 1분기 HMM은 매출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 순이익 15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84.91%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는데 그 규모가 과거엔 상상할 수 없을만큼 크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다. 효율성과 수익성 면에서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 우선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54.75%를 기록했다. 매출 절반이 이익이다. 순이익률은 6.35%를 기록했다.

앞선 관계자는 “HMM은 이미 수익성 면에서는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 MSC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구가하고 있다”며 “해운업 호황기가 아직 제대로 오지 않은 시점에도 HMM의 수익성은 업계 상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구조가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HMM의 몸값은 오히려 예비 인수 후보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은이 CB의 주식 전환을 밝표한 지난 14일 HMM 주식 1주당 가격은 종가 기준 4만 6250원이다.

CB의 주식전환을 가정하고 이날 종가를 대입한 HMM의 시가총액은 18조7273억원이다. 산은의 지분 24.99%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금액은 4조6805억원이다. 향후 주가 상승 등으로 인수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지는 “HMM 인수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들이 있는데, 문제는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라며 “HHM의 밸류에이션은 지금 측정할 수가 없을 만큼 상승했는데, 이게 적정한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사실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상기업이 아닐 때와 정상기업일 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적정하지 않고, 해운업 호황기의 최대치와 그 지속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HMM이 갖는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라는 희소성과 독과점 이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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