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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업 리포트]조광페인트, 소유·경영 꽉 잡은 오너家 모녀②오너 일가 과도한 이사회 장악, 견제 장치 부재는 '약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25 10: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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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후반 동반 부진을 겪었던 페인트업계 5개사(KCC·삼화·노루·강남·조광)가 코로나19를 지나 2021년을 보내고 있다. 경기 회복기와 맞물려 전방 산업 회복세에 페인트 업계도 암흑기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업계 공통의 고민과 개별 업체가 직면한 이슈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페인트 5개사의 실적·재무 현황과 더불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 현황까지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광페인트는 재계에서 흔히 보기 힘든 '모녀 경영' 체제다. 이 체제는 선대 회장이었던 고(故) 양성민 회장이 별세하면서 시작됐다.

때는 2015년이다. 양 전 회장의 지분은 3녀인 양성아 사장(사진)에게 상속됐다. 당시 양 사장은 이미 양 전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돼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사회 의장은 양 전 회장의 배우자였던 송경자 회장이 맡았다. '송경자 의장·양성아 대표이사' 체제의 시작이다.

두 인물은 이사회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조광페인트 경영진의 최상위층에 있다. 매년 등기임원으로 자리잡으면서 경영에 대한 책임소재를 졌다. 1977년생인 양 사장은 서던켈리포니아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조광페인트에 입사해 영업본부를 거쳐 대표이사가 됐다. 송 회장은 양성민 전 회장이 별세하기 전까지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았다.

두 인물 외 조광페인트에는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가 있다. 주력 자회사 '조광요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홍민규 대표와 양창호 전 조광요턴 대표다. 두 인물 각각 양성아 사장의 친인척과 방계혈족 관계다. 사실상 조광페인트 오너 일가가 소유에 이어 경영까지 꽉 잡고 있는 모양새인 셈이다.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인 조광페인트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기 때문에 사외이사 선임이 필수다. 조광페인트는 2명의 사외이사(이창열·박성영)를 두고 있다. 특히 이창열 사외이사의 경우 다수의 조광페인트 임원진이 나온 동아대 출신이라는 특징이 있다.

오너 일가가 등기임원진을 꿰찼다는 의미는 그만큼 경영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는 조광페인트의 지배구조 등급으로 B등급을 부여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매겼다. 다만 이사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오너 일가의 이사회 장악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요소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출석률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조광페인트에는 네 차례의 이사회가 열렸지만 두 사외이사는 모두 불참했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보수 책정 등 한해 기업 경영의 틀을 잡는 연초 이사회에 사외이사들이 모두 불참했다는 점은 지배구조 평가에서 감점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불참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작년 당시 3인 체제(유인상·박성영·이창열) 였던 조광페인트 사외이사진은 이사회 출석률이 평균 21%에 그쳤다. 이중 박성영 사외이사는 이사회 출석률이 17%에 그쳤다.

'오너 일가로 이뤄진 사내이사진'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 조광페인트의 사외이사진은 오너 일가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온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이사회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출석률은 정량평가 요소 중 하나"라면서 "사외이사들이 형식적으로 존재할 경우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실질적 장치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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