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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메리츠운용, 감사선임 '깐깐했다'...이사회 독립 '방점'②반대 42건 중 21건 이사 및 감사 선임 연관…장기근속·사업연관성 후보 '종속적' 판단

김진현 기자공개 2021-06-30 13:14:50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용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투자한 기업의 이사회 구성원 독립성에 대해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독립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 사내외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올해(2020년 4월~2021년 3월) 총 58개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펀드 자산 총액 5% 이상 투자 기업, 금액 기준 100억원 이상 투자 기업, 발행주식 수 대비 보유비율 0.7% 이상 투자 기업에 대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총 388개 안건 가운데 42개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했다. 반대율은 10.8%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반대표를 표한 안건은 '이사 또는 감사 선임'이다. 총 21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던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사회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감독, 견제하기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와의 이해관계가 있다면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에 부적합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이 이사 및 감사 선임 의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던진 회사들은 SK텔레콤, 포스코케미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영원무역 등 유가증권 상장사 4곳을 포함해 총 16곳이다. 반대표 행사 기업 중 12곳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덩치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이 메리츠자산운용의 거름망에 더 많이 걸러진 셈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반대표를 던진 회사들의 의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감사 및 감사 위원 선임에 대해 더욱 엄격한 독립성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 감사 직책 자체가 회사를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소유주 또는 경영진과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반대표를 던진 회사 중에서 솔브레인이 대표적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솔브레인 이준상 감사 선임 의안에 반대를 던졌다. 해당 후보가 스틱인베스트먼트 상무를 역임한 기간 동안 솔브레인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3대 7 비율로 유니머스홀딩스를 설립했기 때문에 독립성에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영진과 연관성이 없더라도 과도한 연임으로 인해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본 사례도 많았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대양전기공업, 슈프리마, 주성엔지니어링, 서진시스템 등 회사의 감사 선임 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의 이영진 후보의 경우 2001년부터 감사직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됐을 것으로 봤다. 대양전기공업이 선임하려는 백성권 감사후보도 신규 임기를 포함하면 15년 이상 같은 회사의 감사로 재직하게 되기 때문에 독립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슈프리마의 정현해 감사후보와 서진시스템의 정진환 후보도 신규 임기를 포함하면 각각 8년 이상 감사로 재직하게 되기 때문에 부적합하다고 봤다.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감사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던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코미코가 상근감사로 선임하려 했던 최종헌 씨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과거 서울청 경무관, 중앙경찰학교장,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등을 거치며 경찰로 활동해온 최 씨가 회사의 업무 및 재무, 내부통제 등 평가에 적합한 이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졌다. 상근 감사의 경우 외부 감사 위원과 소통을 통해 회사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없어 사측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 본 것이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특히 감사위원 같은 경우는 회사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랜 기간 감사로 재직하신 분들은 독립적인 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과거 회사와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었던 분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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