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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 VC 중 9번째 IPO…다사다난 홀로서기 [KTB네트워크 상장 도전기]①1981년 출범, 2011년 강제 창투사 독립···우여곡절 신규 펀딩으로 재기

이명관 기자공개 2021-07-06 07:58:39

[편집자주]

VC업계가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공개에 나서는 VC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1세대 VC인 KTB네트워크다. 더벨은 지난 30년 동안의 KTB네트워크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B투자증권 계열 벤처캐피탈(VC)인 KTB네트워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증시 입성을 노리는 VC가 등장한 것은 2년여 만이다. 이번에 상장하면 9번째 VC가 된다.

KTB네트워크의 상장은 1세대 VC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1세대 VC로 업계의 역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업력만 따져도 30년에 이른다. 오랜 업력만큼이나 현재 업계의 대표 선수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고 KTB네트워크가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30년 업력, 다사다난한 VC 탄생기

KTB네트워크는 국내 최초 VC다. 1981년 정부가 설립한 한국기술개발(KTBC)의 후신이다. 민영화와 종합증권업 본인가 등의 과정을 겪으며 KTB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8년 6월 창업투자 부문만 물적분할해 현재의 KTB네트워크가 탄생했다.

창업투자회사로 출범한 시기는 물적분할 3년 후인 2011년이다. 이 기간 KTB네트워크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창업투자 회사로의 변모가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강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KTB네트워크가 겪은 고난의 발단은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의 증권업 진출이다. KTB투자증권은 2008년 증권업에 진출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반대급부로 금융위원회가 신기술금융 사업자로서의 '신규 영업'을 금지했다. 물적 분할된 KTB네트워크는 기존 펀드를 소진하거나 회수하는 업무만 가능해졌다.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 KTB네트워크가 보유한 펀드의 소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신규 투자를 해야 하지만, 투자 재원이 마른 것이다. 거기다 펀드 만기도 도래하고 있었다. 당시 KTB네트워크가 보유 중이던 펀드의 만기는 대부분 2012년이었다. 남의 돈을 밑천으로 삼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펀딩이 회사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다. 그간 구축해 놓은 펀드 결성부터, 투자, 회수 그리고 다시 펀드 결성이라는 선순환구조가 무너진 꼴이었다.

KTB네트워크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창업투자회사로 업종을 바꿔야 했다. 그런데 이 역시 걸림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펀드를 청산하거나 창업투자조합 등으로 전환해야 했다. 이때 투자자(LP)의 동의가 필요했다. 다행스럽게도 KTB네트워크는 LP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2011년 4월 창투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문제가 생겼다. 간판을 바꿔 달고 본격적인 투자활동에 나섰지만 신규 펀드를 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KTB네트워크는 필연적으로 펀드를 조성해야 했다. 300억원 규모의 벤처조합 1개가 보유 펀드의 전부였다. 과거 업력이 무색할 정도였다.

특히 충격파가 컸던 것은 국민연금 정시 출자사업에서의 탈락이었다. 1981년 출범한 이후 벤처캐피탈 업계를 주름잡았던 KTB네트워크는 과거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의 운용사 공모에서 거의 밀린 적이 없었다. 이에 KTB네트워크는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2011년에는 달랐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불통이 뛴 모양새였다. 1000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주선한 KTB자산운용과 관련 논란이 불거졌다.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은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KTB네트워크는 KTB투자증권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계열사와의 관련성이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중론이었다.

◇옛 정책금융공사 출자사업 기반, 반등

자신했던 국민연금 출자사업에서 밀린 KTB네트워크는 이후 여타 기관들의 출자사업에 사활을 걸수밖에 없었다. 모태펀드의 경우 소규모 초기기업 투자가 중심이기 때문에 KTB네크워크가 운용사로서 적합치 않았다. 결국 지원서를 낸 곳은 정책금융공사와 한국IT펀드(KIF) 두 군데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B네트워크는 극적으로 정책금융공사의 중소·벤처 투자펀드(성장단계 진입기업 부문) 운용사로 선정됐다. 무려 3년여 만에 신규 펀딩에 성공하며 기사회생했다.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KTB네트워크가 당시 신규 펀딩 결성에 실패했다면, 이후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았다.

KTB네트워크가 정잭금융공사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오랜 경험과 트렉레코드(투자 실적)였다. 한국기술개발(KTBC)의 전신으로 1981년 출범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캐피탈 업계를 주도했던 KTB네트워크였다. 여기에 KTB네트워크가 보유한 10년 이상 경력의 펀드매니저도 높은 점수를 받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TB네트워크는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출자 받아 'KoFC-KTBN Pioneer Champ 2011-5호 벤처조합(이하 KTBN 2011-5호)'을 결성했다. 결성 총액은 450억원이다. 출자자 구성은 단출했다. 산업은행과 KTB네트워크 등 단 2곳이었다.


VC업계 관계자는 "KTB네트워크 입장에서 보면 당시 부산은행 사태가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그만큼 정책금융공사 출자사업이 갖는 의미는 상당했다"고 말했다.

실제 펀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KTB네트워크는 신규 펀딩 이후 빠르게 옛 모습을 되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2013년 KTB 해외진출 플랫폼펀드(1150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KTBN 11호 한중시너지펀드(1660억원), 2018년 KTBN 16호 벤처투자조합(1950억원) 등 대형 펀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중 KTB 해외진출 플랫폼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형 벤처펀드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전체 운용자산(AUM)도 1조원대를 넘겼다. 작년 말 기준 AUM은 1조1495억원이다. 이는 전체 VC 중 9번째로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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