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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이슈 점검]최창원 부회장이 그리는 SK디스커버리의 미래는④SK케미칼 한우물 전략 성공...단순 섬유회사에서 미래사업 회사로 탈바꿈

조은아 기자공개 2021-06-30 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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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는 그룹 분화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단순 계열분리를 넘어 그 이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흥망성쇠를 가를 수 있다. 대를 이어가고 경영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계열분리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계열분리 이슈와 맞닿아 있는 그룹들의 시나리오와 함께 지배구조, 사업구조, 신사업, 리더십 등 미래 경쟁력을 더벨이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우물 전략’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형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과 달리 일찌감치 독립경영의 틀을 마련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직 계열분리에 나설 구체적 계획이 없고 그룹 규모도 크지 않지만 성공적인 계열분리에 이름을 올릴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최창원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SK케미칼을 중심에 두고 계열분리의 기반을 다졌다. 그 결과 SK그룹 안에 소그룹 형태로 SK디스커버리그룹을 완성하며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현재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로 SK가스, SK케미칼, SK플라즈마, 한국거래소시스템즈 등 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손자회사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디앤디를 보유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계열분리를 할 수 있지만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한 지붕 두 지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그룹 4명의 사촌 가운데 막내임에도 가장 먼저 계열분리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일찌감치 SK케미칼에 자리잡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리더십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 부회장은 1994년 SK케미칼의 전신인 선경인더스트리에 입사했다. 그 뒤 SK글로벌, 워커힐, SK건설 등에도 몸담으며 주요 직책을 겸직한 적은 있어도 SK케미칼을 아예 떠난 적은 한 번도 없다.

2006년 12월에는 대표이사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오너경영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사업 재편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며 경영능력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처음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이끌 때만 하더라도 섬유회사가 모태인 만큼 매출의 80% 가까이가 섬유 및 유화 제품에서 나왔다.

그러나 현재 SK디스커버리그룹에서 섬유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친환경 소재, 백신 등 미래에 각광받는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완전히 탈바꿈했다. SK디스커버리그룹을 성공적인 계열분리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처음 주어진 사업을 넘어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창원 부회장은 맏형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사망 이후 SK케미칼에서 유일한 오너로 남아 회사의 사업 재편을 진두지휘했다”며 “최 부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지분 역시 차근차근 매집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율은 0.67%에 그쳤으나 2005년 사촌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2006년에는 지분율 10%를 넘겼고 그 뒤로도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지주사 체제 전환 직전인 2017년에는 18.47%까지 높아졌다. 그 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공개매수에 참여해 SK디스커버리에 대한 지분율을 39.92%로 높였고 이후에도 지분을 매입해 현재 지분율은 40.18%에 이른다.

최태원 회장도 2007년 보유 중이던 SK케미칼 주식 121만3269주(5.86%)를 전량 처분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의 SK케미칼 지분 매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SK그룹이 과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과 SK건설이 SK㈜의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때부터 각자 노선을 걷기로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12월에는 SK디스커버리가 출범하고 최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존속법인)과 SK케미칼(신설 사업법인)으로 인적분할했다. 최창원 부회장이 보유한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 출자하면서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한 중간지주사 형태가 만들어졌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에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를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고 자회사도 차례대로 정리했다. SK신텍을 흡수합병했고 보유하고 있던 SK건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SK건설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2년의 유예기간을 받았는데 1년6개월 만에 지분을 처분하며 연결고리를 끊어냈다.

최 부회장의 사업 재편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프롭테크 기업인 ‘한국거래소시스템즈’도 인수했다. SK디앤디와 부동산 개발사업의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부동산서비스산업을 의미한다. 그동안 비교적 변화에 둔감했던 건설과 부동산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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