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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 2년만에 상장 재도전, 지금이 적기인 이유는 [KTB네트워크 상장 도전기]②수년 전 매각 갈림길서 기업공개로 선회, 숨고르기 후 '제2벤처붐' 훈풍 타고 재도전

이명관 기자공개 2021-07-07 08:01:15

[편집자주]

VC업계가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공개에 나서는 VC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1세대 VC인 KTB네트워크다. 더벨은 지난 30년 동안의 KTB네트워크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차 도전 철회 이후 2년만에 KTB네트워크가 IPO 시장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외부 상황이 재도전에 가장 적기라는 판단이 녹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B네트워크의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8년 코스닥 상장을 타진했다. 당시는 정부가 내건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벤처캐피탈(VC)의 몸값이 상승했다. 이에 다수의 VC가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물론 가시적 성과를 올린 곳은 소수에 불과했다. 예상과 달리 채 1년여 만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장 분위기가 식어버렸고, 몸값이 급락했다. 이때 상장을 준비하던 VC 상당수가 포기를 선언했다.

KTB네트워크도 상장의사를 철회했다. 물론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 모양새였다. KTB네트워크에게 상장은 필연적인 과정이기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언제든 재차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리고 KTB네트워크는 올해 들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IPO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A, IPO 갈림길서 택한 기업공개

KTB네트워크는 수년전 매각설이 휘말리기도 했다.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매물로 나올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KTB그룹의 설립 모체로 권성문 전 회장이 애정을 쏟았던 만큼 권 전 회장이 그룹으로부터 인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에서다.

권 전 회장은 2018년 KTB네트워크 경영권을 내려놨다.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권 전 회장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KTB네트워크를 권 전 회장에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가 시장에 돌았다. 이유는 현재의 KTB네트워크를 만든 장본인이 그이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1999년 한국종합기술금융을 인수했고, 이곳을 투자전문회사인 KTB네트워크로 개편했다. 이후 현재의 KTB투자증권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에 권 전 회장은 1990년대 '벤처투자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주주 변경은 없었고, KTB네트워크는 그대로 KTB투자증권의 자회사로 남았다. KTB네트워크의 시장 지위를 고려해 그룹 계열로 가져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VC인 KTB네트워크는 특히 해외시장 개척이란 부분에서 국내 벤처캐피탈업계를 선도해 왔다. 중국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마련한 KTB네트워크는 현지 투자 기업 발굴은 물론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 중이다. 이미 톱티어 반열에 올라섰다고 보면 된다.

이후 KTB투자증권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상황이었던 만큼 KTB네트워크의 IPO를 택했다. 일부 구주매출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었다.

실제 KTB투자증권은 수년 간 이어온 배당금 부담 해소가 필요했다. KTB투자증권은 증권업 전환에 나선 2008년 2종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당시 약정 배당율은 9%로 매년 배당규모는 90억원(주당 875원)에 달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실적 부진 속에 배당금 지급을 지급하지 못하며 누적된 미지급금 규모는 428억원으로 늘어났다.

때마침 시장 상황도 IPO를 추진하기에 우호적이었다. 최근 몇 년간 벤처투자 시장은 다양한 정책자금이 쏟아졌다. VC에 자금이 쌓이면서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8년 초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침이 발표됐다. VC 상장 열풍이 불어 닥친 시점이다. VC의 몸값도 치솟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1년여 만에 시들해졌다. 정책 효과는 반짝했을 뿐 이내 제자리도 돌아왔다. 시장 침체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 기준이되는 PER 배수가 1배수를 밑돌면서 상장하기 힘든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때 코스닥 상장을 완주한 곳은 린드먼아시아와 미래에셋벤처투자 2곳 뿐이다. KTB네트워크는 완주 대신 후일을 도모했다.

◇때아닌 호황기 속 2년만에 IPO 재도전

상장 철회를 결정한 지 2년여가 흐른 올해 KTB네트워크가 다시 IPO에 나섰다. 시장 상황이 한층 VC에게 우호적으로 형성된 덕이다.

실제 올해 VC업계는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몇 해전부터 '제2벤처붐'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작년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창업한 법인만 12만개가 넘는다. 벤처투자 규모도 4조3000억원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벤처생태계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유니콘 기업은 2017년 3곳에서 2020년 말 13곳으로 늘었다. 최근 직방까지 유니콘 대열에 합류하면서 총 14곳으로 집계됐다.

비단 VC의 사정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저금리 기조속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IPO를 추진하는 데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공모주 시장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KTB넨트워크 입장에서보면 IPO를 더 미룰 이유가 없던 셈이다.

거기다 상장 밸류의 지표가 되는 실적도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IPO에서 밸류 책정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지표가 역대급이었다. KTB네트워크는 작년 별도기준 매출(영업수익) 669억원, 영업이익 4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181%나 급증했다. 2019년 매출은 292억원, 영업이익은 158억원이었다.

KTB네트워크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357억원이다. 영업이익 증대 속에 순이익도 크게 불어난 모양새다. 특히 작년 순이익은 2008년 물적분할 신설된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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