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한라홀딩스 '후보자 추천위', KB금융지주가 롤모델?⑦3단계 프로세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미발간...이용덕 KB 출신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1-07-06 15:13:12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의 지주사 한라홀딩스는 3단계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한다.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운영해 독립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아 후보 선정 프로세스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추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중심으로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한라홀딩스는 사추위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한라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별도 기준) 1조7596억원으로 2조원을 넘지 않아 사추위 설치 의무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 3월 선제적으로 사추위를 설치했다.
한라홀딩스는 사추위 독립성 제고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라홀딩스는 사추위 위원장을 홍 그룹공통총괄 사장에서 사외이사인 이 이사로 변경했다. 이로써 한라홀딩스는 주요 경영진이 자신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를 제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운다는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게 됐다.
한라홀딩스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후보군 추천위원회 △후보군 평가 및 평판 조회 △사외이사 선임 등 3단계로 이뤄진다. 후보군 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 후보군 풀(pool)을 꾸린다. 후보군 명단은 사추위로 넘어가 평가 및 평판 조회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자가 선정된다. 마지막으로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사추위 이전에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둔 것은 KB금융지주와의 공통점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있어 모범생으로 평가받는 KB금융지주는 주주, 외부 서치펌(search firm), 외부인선 자문위원을 거쳐 후보군을 추천하고 평가한다. KB금융지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전원을 외부 전문가 집단으로 꾸린 것과 달리 한라홀딩스는 사외이사를 평가단에 포함했다.
한라홀딩스 관계자는 "후보자 추천위원회는 업계, 학계, 금융계 출신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사외이사 후보자의 전문성과 기본 역량을 평가한다"며 "사추위를 선제적으로 설치·운영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라홀딩스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를 외부에서는 알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은 매년 공시되는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라홀딩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 않다.
한라홀딩스는 그간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지 않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발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덕 사외이사(사진)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발간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신설된 정도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도경영위원회는 경영 투명성 제고 및 주주 가치 증대 방안을 심의하게 된다. 쉽게 말해 한라홀딩스의 ESG 경영 관련 진행 사항을 보고받는다.
이 이사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위와 같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를 포함할지 주목된다. 이 이사는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낸 인물로 KB금융지주의 체계적인 사외이사 후보 추천 시스템을 경험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1960년생인 그는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해 KB국민은행에 입사했다. 대구지점 영업점장, 동대구지역영업그룹 대표, 중소기업고객그룹 대표를 역임했다. 2017년에는 여신그룹대표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 이사는 지난해 3월 한라홀딩스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앞선 관계자는 "올해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가 없어서 사추위는 물론 후보 추천 프로세스가 실시되지 않았다"며 "내년에 진행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는 이용덕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애큐온저축, 신임 사외이사 오현주 '금융 전문' 변호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J트러스트계열, 예치금 대신 '유가증권' 운용
- 예보, ALM 기반 운용체계 강화 나선다
- 우리금융저축, 지주 출신 비상무이사직 '부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경영승계 CEO 후보군 단 '한 명'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보수위원회에 무슨 일이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애큐온저축, 예치금 확대…수익성보다 '안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