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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고객과 '평생동행' 꿈꾸는 임은미 주식운용본부장⑤24년 주식투자 '한우물'…국민연금 책임투자 위탁 선정 '성과'

김진현 기자공개 2021-07-08 13:08:44

[편집자주]

1996년 신한투자신탁운용으로 출범한 신한자산운용은 70조원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5위 종합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2002년 프랑스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와 합작법인을 결성해 18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다. 2021년 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BNP파리바와의 합작 관계를 정리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더벨이 변화와 도약을 준비 중인 신한자산운용의 핵심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 투자를 할 때 '항상 두려워 하되 놀라지는 말라'고 했다. 임은미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존경하는 투자 대부의 가르침을 매일 새기며 시장과 마주 선다.

예측 불가능한 주식 시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게 펀드 매니저의 숙명이다. 이성적인 투자 스타일의 임 본부장이 오랜 기간 운용 업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돈을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라는 주식 대부의 가르침을 체화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임 본부장이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를 이끌고 난 뒤 신한자산운용의 주식 운용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평가한다. 작년 주식 시장이 황소장이었긴 하지만 그 속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종목을 잘 선별한 덕분이다.

◇ 발만 담그려다, 주식에 '풍덩' 빠지다


그가 처음부터 펀드매니저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졸업을 앞두고 2년 정도만 사회생활을 경험해보고 고시 준비를 하려고 했다. 정말 말 그대로 발만 담가 보려했던 거다. 우연히 행정실 게시판에 걸린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던 게 주식의 바다에 풍덩 빠진 계기였다.

1997년 외한코메르츠투신운용에서 여의도 생활을 시작한 임 본부장은 이후 조흥은행 경영연구소, 피데스증권 리서치센터, 칸서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을 거쳤다. 2015년 당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합류하며 현 직장과 연을 맺게 됐다.

신한운용에 합류하기 전 임 본부장은 하이자산운용 가치투자팀을 이끌고 있었다. 당시 신한운용은 주식운용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 잘 하기로 소문난 임 본부장에게 이직 제안을 했다. 임 본부장은 하이자산운용에서 만족스럽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 차례 제안을 거절했다.

그가 결국 이직 제안을 승인한 건 초심으로 돌아가 보려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와서였다. 주식 운용 성과도 좋았고 직장도 안정적이었다. 굳이 모험을 택할 필요는 없었다. 예전처럼 가슴뛰는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 수구초심의 결정을 내렸다.

현재 신한자산운용이 위치한 신한금융투자 건물 인근이 임 본부장이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외한코메르츠투신운용 근처다. 여의도 공원을 마주하는 길을 걸으며 시작했던 첫 직장생활을 떠올리며 신한자산운용에서도 주식 투자에 깊이 빠져 지내고 있다.

그는 주식운용2팀 팀장, 주식운용1팀 팀장을 경험한 뒤 지난해 주식운용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기관 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주식운용2팀과 리테일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주식운용1팀을 두루 거친 뒤 이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 '해지하고 싶지 않은 펀드' 운용 욕심

임 본부장이 신한자산운용을 이끈 뒤 주식 수탁고(펀드 및 일임)는 1조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수탁고 증가에 기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국민연금 책임투자형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일이다.

2005년부터 운용해 온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 펀드를 앞세워 책임투자형 위탁운용사 추가 선정 자리를 따냈다. 주식운용본부가 똘똘 뭉쳐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해 밤낮으로 고심하고 준비한 결과였다. 그간의 운용 트랙레코드뿐 아니라 최근의 운용성과가 더해진 덕이다.

기관 자금 유치 성과를 거뒀으나 임 본부장에겐 남은 목표가 많다. 공모펀드 매니저로서 리테일 자금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끌어모으고 싶은 욕심도 있다. 고객들이 해지하길 원치 않는 펀드를 운용하는 게 임 본부장의 목표 중 하나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했던 친구가 당시 퇴직금으로 가입했던 펀드를 무슨 일이 있어도 해지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걸 보고 이런 목표를 세우게 됐다. 단순히 고객들의 자금을 받아서 대신 운용해주는 수준을 넘어서 평생을 함께할 자산관리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거다.

임 본부장은 "주식 투자는 원래 어렵기 때문에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전문가에게 내 돈의 일부를 맡길 수 있고 그 펀드를 평생 함께할 상품이라고 여기도록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믿음은 결국 수익률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펀드 운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 본부장은 숫자 뒤에 있는 기업을 바라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기본적인 재무제표상 결함이 없다면 숫자 뒤에 숨은 기업가치에 대한 통찰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2019년초 카카오 투자 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카카오가 연결기준 4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이라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임 본부장은 회사와 미팅 후 카카오라는 브랜드 가치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여겨 포트폴리오에 담기 시작했다. 숫자 뒤의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해 성과를 거둔 대표 사례다.

그는 앞으로도 숫자 넘어에 있는 기업의 기업가치, 성장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 투자자들에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신상품 공급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그는 "국내 주식이라고 하면 신한자산운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올해 펀드 성과 덕에 조금씩 리테일 자금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흐름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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