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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한신평-딜로이트안진, SRI채권 인증평가 선두 다툼삼정KPMG 인증 재개, 신평사 대 회계법인 대결 구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1-07-07 13:03:2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와 딜로이트안진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이 봇물 터지듯 발행되면서 인증기관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시장은 딜로이트안진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판도가 바뀌었다. 한국신용평가가 빠르게 치고 나왔다.

다른 신용평가사들의 존재감도 한결 뚜렷해졌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사실상 올해부터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SK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호응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었던 삼정KPMG도 이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한신평 시장 주도, 시장 판도 뒤집었다

6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상반기 SRI채권 인증실적 기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 모두 6조9381억원 규모로 인증실적을 쌓았다. 모두 59건이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41.6%, 건수 기준으로는 31.2%다. 인증수수료는 모두 1억9640만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SRI채권 인증평가를 맡긴 발행사는 모두 20곳이다. 신용보증기금이 한국신용평가의 최대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얻은 실적이 2조7808억원에 이른다.

뒤를 이어 LG화학과 현대제철 등이 각각 8200억원, 5000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과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비금융 민간기업 중 최대 SRI채권 발행사로 이름을 올렸는데 두 곳 모두 한국신용평가에 인증을 맡긴 것이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의 1위는 위태롭다. 딜로이트안진의 공세가 만만찮다. 딜로이트안진의 금액기준 인증 실적은 4조6550억원으로 한국신용평가와 2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그러나 건수 기준으로 73건으로 이 기준 시장점유율은 38.6%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보다 높다. 인증수수료도 가장 많이 받았다. 2억3740만원 규모다.

딜로이트안진에 SRI채권 인증을 맡긴 기업은 모두 24곳이다. 특히 여전채 인증 비중이 컸다. 여전사는 11곳, 일반 기업은 13곳이 딜로이트안진에서 인증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에 인증을 맡긴 여전사가 2곳뿐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딜로이트안진이 인증평가를 진행한 기업 상당수가 과거 인증평가를 받은 것을 기반으로 올해 SRI채권을 발행했다. 이에 따라 딜로이트안진이 올해 새로 확보한 고객은 15곳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SRI채권을 인증하는 신용평가사와 달리 회계법인은 관리체계의 SRI채권원칙 부합여부를 검증한다. 발행사가 관리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추가 인증을 받지 않고도 SRI채권을 계속 발행할 수 있다.

SRI채권 인증업계 관계자는 “여전사는 여전채를 자주 발행하는 데다 구체적 자금 사용목적을 기재해 영업기밀이 누설되는 것을 우려한다”며 “신용평가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상세히 보고서를 쓰는 반면 회계법인 보고서는 그렇지 않아 여전사들은 회계법인을, 일반기업은 신용평가사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대 회계법인의 경쟁구도

지난해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신용평가사의 존재감이다.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 올해 초 한국기업평가가 잇달아 방법론을 발표하며 신용평가3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SRI채권 인증평가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성과는 양호하다.

사업을 시작한 지 반 년 정도 지났지만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둘다 굵직한 기업들의 SRI채권 인증평가를 수주했다. 한국기업평가가 3위, 나이스신용평가가 4위에 올랐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업 14곳, 나이스신용평가는 9곳에서 인증평가를 수주했다. 두 곳 모두 여전채보다 일반 회사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5위와 6위는 삼정KPMG와 EY한영이 이름을 올렸다. 삼정KPMG의 재등장을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8년 KDB산업은행의 원화 녹색채권을 인증하며 삼정KPMG는 국내 최초 인증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삼정KPMG는 2019년 SRI채권 인증평가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지만 관련 인력이 딜로이트안진으로 이동하면서 2020년에는 한 건의 딜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 초에는 삼정KPMG가 관련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삼정KPMG는 올해 ESG컨설팅 조직을 센터에서 CoE로 개편하며 SRI채권 인증평가업무를 재개했다. 우라카드와 KT, M캐피탈이 삼정KPMG에 인증평가를 맡겼다. EY한영은 현대카드의 녹색채권을 인증했다. 다만 이 역시 지난해 인증평가했던 것이다.

SRI채권 인증평가 시장의 경쟁구도가 신용평가사 대 회계법인으로 형성된 셈이다. 인증 방식에 따라 발행사의 선호도가 크게 갈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사의 한 관계자는 “신뢰성을 높이고자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에서 둘다 인증받는 사례도 있다”며 “신용평가사들은 관련 사업과 ESG경영활동을 보고서에 상세히 기재하는 반면 회계법인은 검증만 해주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내고 있어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라 인증기관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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