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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팬데믹 적자생존기]'럭셔리 입은 백화점' 신세계·현대 웃었다③코로나 불구 명품 '보복소비' 수요 유인, '여가문화·대형화' 희비 갈라

문누리 기자공개 2021-07-12 07:57:51

[편집자주]

위기는 기업의 진가를 드러낸다. 시장 재편과 맞물려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딛고 서 있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든다. 준비된 기업은 '새판 짜기' 속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외형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거듭난다. 반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기업은 자생력을 잃고 퇴화하면서 시장에서 도태된다. 게임체인저가 된 코로나19로 승자와 패자가 갈린 업종별 소비재시장을 짚어보고 살아남은 업체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8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백화점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부진 늪에 빠진 가운데 롯데쇼핑과 지역 백화점 등이 고전한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이 비교적 선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수와 총매출에서 여전히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점별 성장률 측면에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밀리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메머드급' 1등 점포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추이가 확연하다. 명품·예술품 등 '럭셔리 전략'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이후 소비에 목마른 고객들을 유인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백화점 3사 점포별 매출 신장률 '극과 극'

지난해 국내 백화점 3사의 10대 점포들 매출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의 희비가 극명하다.

국내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394억원으로 전년대비 5.5% 성장했다. 반면 매출이 1조4000억원대로 2위와 3위를 기록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은 같은 기간 각각 14.8%, 3.3%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밖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7.5%)과 현대백화점 판교점(9.4%) 등은 매출이 늘었지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7.8%)과 현대백화점 무역점(-0.9%)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31개 점포 전체의 매출은 총 10조1968억원으로 전년대비 13.6% 줄었다. 총 31개 점포 가운데 인천터미널점을 뺀 30개 점포가 전부 역성장했다. 롯데백화점이 점유율 36%를 넘기면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점별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다.


◇"코로나발 여가문화 변화 '메머드급' 점포로 수요 몰렸다"

이 같은 지점별 격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가문화가 바뀌면서 놀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메머드급' 체류형 쇼핑몰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아이스링크, 대구점의 아쿠아리움 등에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 몰리면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트렌드를 보면 콘텐츠 또는 휴게공간이 많은 백화점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매출도 점포 규모와 콘텐츠에 비례해 증대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센텀시티점과 강남점 등 ‘지역 1번점’ 전략으로 거점 랜드마크를 이뤄낸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최대 규모의 초대형화 점포, 프리미엄 전략 등을 앞세워 코로나19로 어려운 영업 환경 가운데 선전을 펼쳤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201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2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천재지변과 같은 악재가 터졌을 경우 외풍에 버틸 수 있는 지점별 체력이 중요하다"며 "점포의 외형이 총 거래 규모와 성장 추이를 좌우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복소비' 명품 수요 늘어, '럭셔리 전략' 신세계에 집중

명품과 예술품 등 럭셔리 전략도 코로나 이후 '통하는 전략'으로 쓰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해외 명품 패션을 수입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SI)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다른 백화점들보다 일찍 명품 시장을 선점했다.

1990년대부터 명품에 집중하는 럭셔리 전략을 통해 백화점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VIP 고객층을 흡수해왔다. 여기에 예술품을 백화점 내부에 전시하고 직접 판매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명품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백화점업계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20%가량 늘어났다. 앞으로도 럭셔리 전략은 신세계 매출 성장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 반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대구신세계의 경우 에르메스, 샤넬 등 매장을 오픈하면서 향후 40% 수준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도 고급화 전략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올 8월 동탄점, 9월 의왕점을 각각 열면서 미술품을 전시하고 고급 이미지와 문화예술 공간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하반기 잇달아 신규 점포를 개점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국내 백화점 3사 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꺾였다가 올해 1분기 보복소비 여파로 반등했다. 반등세는 2분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신규 점포 오픈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점 오픈으로 매출 회복세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세계백화점이 강남·경기점 리뉴얼에 이어 대전 지역 백화점을, 롯데백화점이 동탄과 의왕점 오픈을 각각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도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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