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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는 삼성SDI]에비타 2조 눈앞…투자여력 충분하다①2분기 중대형 배터리 흑전 가시화, 회사채 발행 가능성도

김혜란 기자공개 2021-07-13 07: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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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내 배터리 3사가 '세계 최고 배터리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느냐다. 특히 승부처는 미국이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삼성SDI만 미국 현지에 셀 라인 구축 계획을 내놓지 못한 상태인데 삼성SDI도 조만간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 진출을 앞둔 삼성SDI의 재무여력과 향후 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Cell) 공장 설립에 나선다. 투자구조와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 단위 투자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간 보수적인 재무기조를 유지하며 현금성자산을 1조7000억원 가량 쌓은 데다 현금창출력도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어 재무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현지 완성차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준비,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유럽 헝가리법인(Samsung SDI Hungary Zrt.)에 약 1조원을 투·융자한 데 이어 또 다른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미국 내 배터리 팩 조립 공장만 있고 배터리 셀 라인은 없는 상황이다.

잇따른 조 단위 투자가 현실화되더라도 재무건전성에는 큰 무리가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이 풍부하고 특히 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 EBITDA)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에비타는 세전영업이익에 유형자산과 무형자산감가상각비 등을 포함해 산출한 수치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때 보는 지표다.

삼성SDI의 연결회계 기준 에비타는 2018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조2972억원에서 2019년 1조3182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1조7548억원으로 뛰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에비타는 428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 늘었다.

지금 같은 증가세라면 올해는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2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가 주력인 중대형전지 사업부도 흑자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현금유동성 확보가 더 유리해지는 분위기다.


변수는 투자 규모다. 삼성SDI와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글로벌 4위 규모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만 놓고 봐도 5년간 전기차에 41조원을 투자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배터리 셀 공장이 없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배터리 발주물량이 대규모일 것임을 감안하면 향후 삼성SDI의 투자규모가 얼마나 될 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비축한 현금이 많고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여건도 우호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자금이 일시에 지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말 기준 삼성SDI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1조7030억원이다. 올 초 확정한 헝가리법인 투자는 유상증자(4038억원)와 채무보증(5384억원)을 병행하는 구조라 실제 현금지출은 유증에 들어가는 4038억원 정도만 발생한다.

곳간에서 헝가리법인 유증분을 덜어내더라도 여전히 1조원 가량이 남는다. 게다가 최근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전량 처분해 현금 1658억원도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투자금은 무리 없이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SDI의 순차입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6.5%로 SK이노베이션(65%), LG에너지솔루션(44%)과 비교할 시 상당히 낮다. 추가 차입으로 자금을 끌어올 여력이 경쟁사보다 훨씬 크다.

그동안 삼성SDI의 재무기조를 보면 차입금 의존도가 낮은 편이었다. 차입을 하더라도 은행권보다 회사채 등을 활용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미국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삼성 전자계열사 중에서 회사채 시장을 찾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삼성SDI의 지난 10년여간 회사채 발행 이력을 보면 총 4차례 공모채를 발행한 게 전부다. 금액은 총 1조2900억원(단순 합계)이며 현재 미상환 사채 규모는 5900억원이다. 이 중 3700억원이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온다. 삼성SDI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우량한 수준이라 차환은 물론 추가 조달하기에도 유리하다.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지만 세부적인 것은 결정된 게 없다"라며 "회사채 상환이나 차환 발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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