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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사업자 리포트]'컴퓨터 고수' 두 의사가 쏜 의료정보 플랫폼 혁신②고우균·이은솔 공동창업 체제, 블록체인 접목한 '메디패스' 출시

원충희 기자공개 2021-07-14 08:20:42

[편집자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내에서도 코인 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당국이 가상자산 공개(ICO)를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함에 따라 해외를 통한 우회상장이나 거래소 공개(IEO) 등을 통해 일명 '잡코인'이 대거 거래소에 입성,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더벨은 차별화를 추구하는 국내 코인사업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블록은 컴퓨터와 IT 소프트웨어에 정통한 두 의사로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 출신 치과의사 고우균 대표와 영상의학과 전문의 이은솔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보안에 취약하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기존 의료정보 시스템의 문제를 인식하던 중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안정적인 의사의 길을 뛰쳐나왔다.

고 대표와 이 대표는 둘 다 서울과학고 출신이다. 고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컴퓨터과학과 석사코스를 밟은 공학도다.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3년 반 정도 일하다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 의학도로 방향을 바꿨다.

최첨단 IT를 주무르다 의료계로 넘어온 그는 곧바로 기술 격차를 느낀다. 치과의사로 전직한 고 대표가 다시 IT로 온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치과용 의료교정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다. 그가 만든 소프트웨어로 환자치료율이 제고되는 것을 목도한 고 대표는 현대의학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혁신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캐치하고 IT사업으로 복귀했다.

*메디블록 공동창업자 이은솔 대표(좌), 고우균 대표(우)

이 대표 역시 프로그래밍 특기자로 서울과학고에 입학할 만큼 그 분야에 일가견을 가진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경진대회와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 수상하는 등 컴퓨터 분야에 조예가 깊었다. 한양대 의대를 진학하기 전에는 잠시 국내 3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에 근무한 적도 있다.

울산대 의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그가 의료정보 시스템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할 때다.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에 팀으로 참가해 3위에 입상하는 등 컴퓨터 재능을 십분 발휘하던 가운데 병원의 IT시스템에서 다양한 개선점을 발견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부분은 의료정보의 정제와 안전한 저장, 활용이다. 의료기관 간에 정보 교류가 어려운 만큼 환자를 통해 데이터를 받는 방식을 고민했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민감한 개인의료정보가 진본임을 인증하고 위·변조를 차단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본인확인을 철저히 할 수 있는 기술, 해킹 및 유출 위험에 노출된 중앙화 인증방식이 아닌 분산된 정보저장과 인증기술,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바로 블록체인이다.

두 대표는 신종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이더리움'의 등장을 보고 이를 의료에 접목하는 걸 생각하게 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더불어 양대 메이저 가상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더리움은 분산화된 시스템 내에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구현됐다.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반 간편보험청구 서비스 '메디패스'

이 기술을 응용해 병원을 직접 방문치 않아도 진료정보를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는 '메디패스' 서비스를 구현했다. 병원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증서를 발급 받은 후 앱으로 휴대폰 인증을 할 수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목포한국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메디패스로 간편보험청구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기존 보험사 앱과 달리 휴대폰에 저장된 의료정보를 자동으로 보험사에 보낼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보험처리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절감한 만큼 메디블록은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메디블록 매출의 상당액이 여기서 나온다.

의료법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질 경우 환자가 가상자산 '메드(MED, Medi token)'를 받고 본인 의료데이터를 제약회사 등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제약사는 이를 기반으로 좀 더 효율적인 신약 개발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암시장에서 의료정보는 금융정보보다 고가에 팔릴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알려졌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보험금 간편청구 외에 국책과제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의료정보, 본인인증, 블록체인 등의 연구를 할 수 있는 회사가 국내에서는 사실상 당사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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