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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펀드 소진' 정수 보여준 컴퍼니케이 [thebell note]

박동우 기자공개 2021-07-13 08:02: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7: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1270억원의 '고성장펀드'를 결성한 지 1년4개월 만에 재원을 거의 소진했다. 지금까지 1096억원을 베팅했는데, 약정총액 대비 86%가량이다. 보통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는 관리보수와 부대 비용을 고려해 85~90% 수준에서 투자를 마무리한다.

벤처펀드의 투자 기간이 통상적으로 4년인 대목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실탄을 집행했다. 여타 운용사로 눈을 돌리면 이보다 더 빠르게 소진한 조합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결성총액이 고성장펀드에 비할 바가 안 된다.

펀드를 빠르게 소진하면 운용사가 유한책임조합원(LP)들에게 원금을 일찍 배분할 길이 열린다. 출자자는 납입한 자금을 신속하게 돌려받는 만큼 벤처캐피탈의 운용 역량을 신뢰하게 된다. 투자사는 기존 LP를 후속 펀드레이징의 조력자로 끌어들일 동력을 얻는다.

앞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863억원의 '유망서비스펀드'를 조성한 지 1년6개월 만인 2019년 9월에 소진했다. 당시 출자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던 교직원공제회는 고성장펀드의 LP로도 참여했다.

조기 소진이 찬사를 받으려면 피투자기업의 구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포트폴리오가 특정 단계에 편중돼 있으면 펀드 운용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너무 많은 스타트업에 무분별하게 베팅하는 '루키 문제(Rookie Problem)', 이름난 주주가 투자했거나 유명한 간판을 단 기업에만 자금을 쏟아붓는 '브랜드 사냥(Brand Hunting)' 등을 주의해야 한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의 균형 원칙'을 추구하면서 조합 운용의 성공적 여건을 마련했다. 유니콘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뚜렷한 중·후기 업체에는 50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초기기업도 찾아내 10억원 안팎의 금액을 투입했다. 투자 섹터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연계한 서비스 부문부터 바이오, 제조업, 소재 영역까지 다양하다.

34곳의 업체 가운데 1~2년 안에 엑시트를 기대할 만한 사례가 등장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운영하는 '왓챠', 대금 결제 솔루션을 선보인 '페이레터',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 '지니너스' 등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짰다.

1000억원 넘는 재원을 1년여 만에 소진한 게 경이롭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피투자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게 고난도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어려운 일을 해내면서 벤처펀드 소진의 정수를 보여줬다. 축배를 들 시간만 남았다. 회수 성과를 속속 실현해 샴페인을 터트릴 날을 바라며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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