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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4000억 즉시연금 재무리스크 떠안는다 대손충당금 적립 여부는 '아직'…금투업계는 '적립' 관측, 미뤄도 리스크 잔존

이은솔 기자공개 2021-07-23 07:37:2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4: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보험이 4000억원이 걸린 즉시연금 소송에 패소하면서 실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아직 미지급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순이익에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미지급금을 '재무 리스크'로 계속 안고 가게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고객들이 제기한 미지급금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삼성생명이 약관에 즉시연금 납부 금액에서 사업비를 제한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 의무가 있다고 봤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설계사 수당과 운영비용 등의 사업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을 위험보험료나 저축보험료 재원으로 쓴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향후 연금 형식으로 나눠 지급받는 보험이다.

삼성생명은 상속형 즉시연금 가입자가 맡긴 금액에서 사업비 등을 제한 나머지를 운용해 이자수익을 얻었다. 여기서 향후 고객에게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서 초기에 제한 사업비를 메울 목적으로 매달 적립액을 빼고 월연금액을 지급했다. 고객들은 적립금을 따로 떼어낸다는 내용이 약관에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1조원 내외다. 보험업황 악화로 실적이 다소 좋지 않았던 2019년에는 9770억원, 지난해에는 1조2660억원을 거둬들였다.


해당 소송으로 인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6억원 가량으로 크지 않다. 다만 향후 법원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경우 소송을 제기한 원고 뿐 아니라 같은 상황에서 보험에 가입한 5만여명에게 모두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 미지급금 총액은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은 2018년 고객들에게 향후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일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보험금 지급의 소멸시효는 3년이지만, 3년이 지나더라도 법원에서 금감원 권고 내용대로 사업비 전액을 미지급금으로 지급하라는 결과가 나오면 이를 모두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분쟁조정신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당시 금감원은 즉시연금의 소멸시효 진행을 중단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분쟁조정신청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그러나 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아도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미지급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민원 제기와 소송에 참여하는 인원은 소수에 그쳤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최종적인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들에게도 일괄 적용하겠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지급 금액과 시점 등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판결이 나온 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이 항소하지 않고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대규모 재무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이 40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고객들에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일시에 대규모 순현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에 따라 분기 및 반기 순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이슈다.

이런 이유 때문에도 삼성생명은 항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지급금 규모가 워낙 크고, 이전에 1심 패소한 다른 보험사들도 항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항소 여부와는 별개로 삼성생명이 이번 이슈에 대해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사한 내용의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한 보험사들은 대부분 항소와는 별개로 대손 충당금을 미리 적립했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KB생명, 한화생명 등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미지급금 규모에 상당하는 금액을 설정했다.

문제는 충당금을 선반영하든, 그렇게 하지 않든 재무 리스크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손충당금은 당기순이익 차감 요인이다. 미리 설정해두면 향후 환입도 가능하지만 충당금을 설정하는 해당 연도의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해당 건으로 충당금을 선반영한 일부 회사는 지난해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반대로 당장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는다고 해도 연간 순익의 절반에 달하는 미지급금은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을 위협하는 '재무 리스크'로 계속 남아있게 된다. 향후 재판에서 최종 패소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 분기 및 반기 순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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