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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父子' 송공석·태양 대표 "가성비 무기 해외시장 공략"③와토스코리아, 2세 주도 中 시장 진출 채비…창업주는 본체 신사업 진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1-08-09 07:57:09

[편집자주]

승계는 단순한 대물림이 아니다. 어떤 기업은 체질과 외형을 변모해 진화하고, 어떤 기업은 퇴보의 길을 걷는다. 기업의 생존 경쟁 속에서 승계는 거대한 분수령이다. 창업주, 혹은 2~3대 경영을 넘어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최선의 승계를 택해야 하는 이유다. 더벨은 오랜 업력을 쌓아온 승계기업들의 대물림을 살펴보고, 사업의 미래상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머니 떡도 맛있고 싸야 사먹는다." 양변기·욕실 부품 전문 제조기업 와토스코리아 인천사무소 입구에 걸린 현판이다. 어머니가 만든 떡일지라도 맛은 물론이고, 싸야 시장에서 팔린다는 의미다. 송공석 회장이 1973년 회사 설립 후 지켜 온 철학이다. 와토스코리아는 양변기 보급 시기인 1980년대 대기업 대비 50~60% 수준의 공급가격과 우수한 품질로 시장을 장악했다.

가업승계 행보에 속도를 내는 와토스코리아는 창업주 철학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 '오너 2세' 송태양 대표가 있다. 올해 3월 부친과 함께 각자대표에 선임된 후 뛰어난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베트남 등 신흥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송 대표는 "와토스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만 1000여개가 넘는다"며 "주력 제품을 그동안 국내에서만 유통·판매했는데 이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베트남에 일부 수출을 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건설업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신흥국을 대상으로 판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송 대표는 중국시장 조사를 마치고, 마케팅·영업 조직을 정비했다. 독어독문학 전공인 송 대표를 비롯해 어학계열 전공자 위주로 팀을 꾸렸다. 송 대표는 "중국 유명 브랜드 대비 (와토스코리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 본격적으로 수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의 가성비 경영을 해외 무대로 확장하는 셈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는 있다. 정체 국면에 빠진 매출액과 낮은 이익률이다. 와토스코리아의 실적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매출액은 2017년 214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213억원, 2019년과 지난해 각각 183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영업이익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률 하락이다. 2017년 3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 20억원, 2019년 5억원, 지난해 2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17년 16.52%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86%로 뚝 떨어졌다. 가격을 무기로 한 군소 사업자의 난립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무차입 경영을 유지한 덕에 와토스코리아의 재무상태는 준수한 편이다. 와토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 4.35%, 유보율 1956.77%를 기록했다. 차입 없이 현금성자산만 1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OEM(주문자위탁생산) 식의 아웃소싱도 고려하고 있다. 와토스코리아의 제품은 현재 전남 장성 생산라인에서 전량 제작된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신흥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대기업 대비 인건비 등의 고정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와토스코리아의 원가율은 2017년 67%에서 올해 1분기 80% 수준까지 상승했다. 원가율을 잡는 게 송 대표의 미션인 셈이다.

송 대표는 "생산과 조달이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다보니 원가율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일부 금속제품은 역마진이 날 정도로 이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런 리스크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주력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회장(왼쪽)과 송태양 대표.

아버지 송 회장은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염원인 양변기 본체 사업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여건도 갖춰졌다. 지난해 3월 개정된 수도법은 신축 건물의 대변기 1회 사용수량을 6L(리터)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변기 대부분은 회당 10L리터 수준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6L 이하 절수형 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송 회장은 "수자원 절약의 취지로 10년 전 법이 마련됐지만 관련 부처의 규제감독, 관리가 없어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면서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우선적으로 공공화장실 약 2000만개 변기를 절수형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림잡아 8조원의 시장이 새로 창출되는 셈이다.

와토스코리아는 이미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과 손잡고 4L 초절수형 양변기 세트를 출시했다. 하루 50회 사용시 10.5L 일반 양변기의 경우 525L의 물이 소모되는 반면 초절수 제품은 200L다. 하루 325L의 물을 아낄 수 있다. 어림잡아 수돗물 생산의 15% 수준인 연 9억L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송 회장은 절수, 절약형 제품의 확산을 통해 환경중심 'ESG 경영'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기중앙회 가업승계활성화위원장을 맡은 송 회장은 국내 가업승계 제도 개선에도 투신하고 있다. 상속 관련 요건, 사후유지 등을 한층 완화해 기업들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돕기 위한 취지다. 이는 와토스코리아가 추진하고 있는 양변기 신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상속공제제도 활용을 구상하고 있지만, 상속개시 후 신사업 제한 요건이 송 회장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송 회장은 "상속공제제도의 사후요건 중에 '이종사업 진출 제한'이 기업의 투자와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해업종을 제외하고 승계기업이 자유롭게 신사업 진출을 할 수 있어야 산업도 발전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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