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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경 ㈜신세계 상무 “백화점 갤러리, 전시를 넘어 유통으로” "유통업 본질적 가치에 아트 접목, 고객과 연결고리 링커"

김선호 기자공개 2021-07-29 07:58:2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3: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화점은 고가의 명품 소비를 즐기는 이들의 성지다. 고품격 서비스를 누리며 쇼핑을 즐기는 백화점은 그 지역을 상징하며 경제 수준을 반영하기도 한다. 때문에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활용하는 지는 백화점의 중요한 화두다. 그리고 그 안의 백화점 갤러리는 품격을 높이는 화룡점정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중 ㈜신세계는 단연 갤러리 운영에 있어 높은 경쟁력을 지닌 업체로 통한다. 1966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본점에 상설전시장을 개관하며 미술 전문공간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사업목적에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추가하며 백화점의 갤러리 운영과 판매사업을 본격화했다. 갤러리가 돈을 쓰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미술품 전시·판매 신사업을 본격화한 주역이 바로 황호경 ㈜신세계 갤러리담당 상무(사진)다. 황 상무는 1966년생으로 수원고등학교를 거쳐 1997년 서울대학교 서양화학과를 졸업했다. 잠시 작가로서 활동을 하다 1997년 11월 ㈜신세계 백화점부문 마케팅실 미술관팀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입사 당시만 해도 백화점 각사가 갤러리를 운영했지만 지금 만큼의 규모는 아니었다”며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부터 대규모 점포가 문화시설로서 인식됐고 이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는 개념이 형성되면서 백화점이 관련 인력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신세계에서만 올해로 25년째 근무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신세계백화점 5개점(본점·강남점·대구점·부산센텀시티점·광주점)의 갤러리로 확대됐다. 그 중 본점의 경우 2016년 전용 갤러리관을 폐관하고 매장 곳곳에 아트월 형식으로 작품이 전시되는 형태로 전환돼갔다. 이는 강남점에도 적용돼 지난해 8월 ‘아트 스페이스’라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아트스페이스' 현장 모습(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그는 “미술시장은 일부 부유층이나 매니아에게 한정돼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홈퍼니싱 수요가 증가하면서 30대를 주축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본에서는 이미 백화점이 갤러리 기능을 탑재해 상업 화랑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쇼핑과 함께 전시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채널로서 신세계 갤러리를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판단으로 ㈜신세계는 경쟁사보다 일찍 갤러리담당 전담 조직을 꾸려 미술품 전시·판매·중개 사업을 전개해나갔다. 백화점의 갤러리를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서 하나의 사업으로서 격상시킨 셈이다. 덕분에 소비자는 백화점에 전시된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가치소비의 대상으로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미술품을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할 뿐만 아니라 작품으로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황 상무는 미술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신세계가 소비자와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작품 소싱부터 판매까지 전 유통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미술시장이 대중화됐다 해도 작품을 쉽게 구매할 수는 없다. 같은 작가의 작품을 보더라도 가격 차이가 크다. 이는 큐레이터의 미술품을 감별하는 식견과 함께 수요자와의 신뢰감이 담보되지 않으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안목과 신뢰 관계가 기초가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오랜 갤러리 운영 전통을 지닌 ㈜신세계가 갖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신세계가 미술품 전시·판매·중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됐다. 소비자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것,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전시해 판매해나간다면 미술시장의 건전성 제고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황 상무는 “사업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는 단계로 거래방식, 예술 소비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미술품 렌탈, 공동 구매, 블록체인 기반의 공유 시스템 등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갤러리담당이 사업조직으로서 역할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출 목표 등을 세우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술품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더욱 확장되고 활성화된 갤러리로 성장시켜나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갤러리담당 조직을 이렇게 정의했다. “백화점의 본질적인 가치에 아트를 고객에게 연결시키는 링커(Linker)이자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MD”라고. 갤러리가 사업조직으로 진화한 만큼 미술시장의 유통채널로서 자리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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