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규제 리스크' 중국 주식 '전수조사' 나섰다 WM센터 리테일 자금 '리스크 관리'…중국발 규제 쇼크, 미국 IPO 난관 수순
양정우 기자공개 2021-08-05 07:10:5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투자 메카'인 하나금융투자가 중국 비상장주식 포트폴리오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민간 기업에 고강도 규제를 쏟아내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미국 증권거래소(SEC)가 중국 기업의 신규 기업공개(IPO) 절차를 중단한다는 현지 보도도 잇따른다. 이 때문에 중국 비상장기업에 투자하고자 자금을 모집한 자산관리(WM)센터는 리스크 대응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3일 WM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WM센터의 리테일 자금으로 투자한 해외 비상장기업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액자산가(VVIP)를 비롯해 하나금융투자의 개인 고객 자금으로 만든 상품이 전수 조사 대상"이라며 "중국 비상장투자의 최대 엑시트(투자회수) 창구가 사실상 차단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가 중국발(發) 규제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책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의 시가총액이 지난달에만 4000억달러 가량 사라졌다. 중국 '빅테크'의 상징인 공유 차량 플랫폼 디디추싱 주가는 6월 말 상장 직후 지난달 말까지 43% 폭락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에서 사이버 국가안보와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교육 금지' 조치도 단행했다. 역시 미국 증시에 입성한 중국 에듀테크 기업의 주가가 폭락 추세를 이어갔다. 탈에듀케이션(TAL)의 주가는 지난달 말까지 83%나 급락했고 신둥팡교육도 66% 가량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미국과 중국의 산발적 뉴스에 이들 기업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으나 공포감은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발 규제 쇼크로 투자자의 손실이 불어나자 미국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SEC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IPO와 기타 유가증권 판매에 대한 등록을 중단했다고 현지 언론(로이터 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유망 비상장사에 사모펀드 등을 통해 투자한 자금은 당분간 회수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요 WM센터에서 비상장투자 상품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전문 PB가 벤처캐피탈과 자산운용사 네트워크가 출중할 뿐 아니라 출중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더구나 비상장투자는 국내 VVIP의 투자위험감수도(risk tolerance) 내에서 만족도가 월등한 상품이어서 고객이 문전성시를 이뤄왔다.
중국발 규제 리스크 탓에 글로벌 증시는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이날엔 공산당의 입인 관영 매체가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하자 텐센트 등 중국 게임 주식이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한국 넥슨도 한때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규제 타깃을 플랫폼 기업으로 좁혔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는 시장을 독점하는 플랫폼 기업에서 중국 제조 기업으로 눈을 돌릴 시점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본토 제조 기업(B2B)의 경우 오히려 투자 기회를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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