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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F가 부른 ‘멀티클로징' 논란…모험자본업계 반응은 GP 선정 취소 사유로 부각…출자조건 위반 '글쎄', 벤처생태계 역주행 평가

이종혜 기자공개 2021-08-09 07:56:2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벤처스의 한국IT펀드(KIF) 최종 위탁운용사(GP) 선정이 취소됐다. 이례적인 일로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출자 취소 핵심 사유가 멀티클로징 고지 여부가 되면서 ‘멀티클로징’이 도마에 올랐다. 멀티클로징은 기존 펀드에 추가증액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KIF의 업무집행자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번 출자사업 공고문에는 멀티클로징 사전 공지 의무에 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지만 문제가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위벤처스는 선정 취소 사유에 없는 내용이고 심사 기간 동안 문제삼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의견으로 첨예하고 맞서고 있다. 선정 취소 사유에 대해 KIF와 위벤처스는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위탁운용사 선정 이후 1개월도 안 돼 출자가 빠르게 취소된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제2의 벤처붐’이 불면서 퍼스트 클로징으로 펀드를 빨리 결성해 투자를 촉진하는 현재 상황에 배치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정 취소 사유 기재되지 않은 사안, ‘멀티클로징’ 미고지로 간주

유한책임(LLC)형 벤처캐피탈 위벤처스는 지난 13일 KTOA가 진행하는 2021 KIF 자펀드 출자사업 '초기 스타트업' 부문의 최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13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개월 만에 얻어낸 값진 결과였다. 이로 인해 KIF로부터 100억원을 확보했다. 위벤처스는 이번에 확보한 출자금을 기존에 결성한 315억원 규모인 ‘스마트SF-WE언택트2호’ 펀드에 매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돌연 출자가 취소됐다. 이견은 펀드 ‘멀티클로징’ 고지 부분에서 발생했다.

KTOA는 1차심의(계량평가), 현장실사, 2차 심의(비계량평가) 등 출자사업 진행 과정 동안 위벤처스가 제출한 제안서와 구술 내용에서 기펀드 결성 사실과 멀티클로징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을 문제로 봤다. 그 결과 제안서 또는 구술 내용 등에 ‘허위기재 및 미고지’라 선정취소 대상에 해당한다고 간주해 출자 철회 계획을 통보했다.

KIF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 선정계획 공고 '선정취소' 내용

문제는 출자사업 공고문 선정배제, 취소 대상에는 ‘멀티클로징’에 대한 기재된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기관의 출자사업의 경우 제한 사항에 대한 내용은 명확히 기재되어 있거나 혹은 현장실사, 2차 심의 과정에서 확인을 하기도 한다.

KIF는 그동안 멀티클로징 예정인 펀드에 출자를 진행해본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KTOA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마무리된 상황이 아니지만 출자 취소를 통보한 것은 맞다"며 "제안서를 제출 당시 결성 예정 펀드로 기재했지만 실사와 평가가 진행되면서 펀드가 결성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문제가 제기된 후 위벤처스는 규약변경 등 수습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펀드에 출자한 LP들의 동의를 얻어 규약, 회계법인 변경, 펀드명 변경 등을 후속으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KIF 역시 다른 LP와 이 내용에 대해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벤처스는 그간 해당 펀드에 자금 매칭을 위해 수천만원 상당의 연체료(late charge)도 감내했다.

하지만 결론은 뒤집히지 않았다. 위벤처스는 이번 출자 취소로 제재사항에 해당돼 향후 3년간 KIF투자조합 출자가 제한될 전망이다. 결성시한 내에 조합결성을 완료하지 못한 업무집행조합원 및 선정이 취소된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해서는 향후 3년간 KIF투자조합의 출자가 제한된다.

다른 LP관계자는 “멀티클로징인 펀드의 경우 사전에 오픈해야하는 게 맞기 때문에 위벤처스의 잘못은 맞지만 선정 취소가 될 만큼 중대한 사안인지 판단 여부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출자 사업을 담당하는 각 기관 실무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잘못 여부를 명확하게 나누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LP관계자는 “출자 취소되는 경우도 잘 없지만 공정성 문제로 GP선정이 바뀔 경우 출자사업을 재공고하기도 한다"라며 "제안서를 접수하고 PT가 진행되는 사이에 펀드가 1차 결성됐고 투자가 진행된 것은 중대 귀책사유로 볼 순 있지만 LP와 GP 간 합의와 공유만 됐으면 문제될 일은 아닌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의아하다"라고 밝혔다.

◇벤처 생태계 화두는 멀티클로징, 빠른 펀드 결성·투자 중시

최근 벤처캐피탈은 유동성 확대와 함께 활황을 이루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3조730억원)와 펀드 결성 규모(2조7433억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GP도 빠르게 펀드를 결성해 초기, 후속 투자에 나서는 추세다. 우선 펀드를 결성한 이후 추가 펀드레이징으로 펀드 규모를 불리는 게 대세가 됐다. 민간 주요 LP가운데 하나인 KTOA의 운용사 선정 취소를 두고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의견이 우세한 이유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KIF가 공고문에 적혀있지 않는 사유로 출자 취소 통보를 한 것은 의아한 일”이라며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시장에서는 1차 클로징으로 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집행해야하는 게 대세인데 LP인 KIF가 현재 벤처 생태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LP 관계자는 “보통 출자사업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고문 선정 취소 요건에 명확하게 기재하는데 기재되지 않은 이유로 철회되는 사례는 잘 없다”며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다른 LP들의 경우 멀티클로징을 중대 사유로 보지 않고 규약변경 등만 가능하면 출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 선정이 취소되면 출자사업을 재공고 하거나 차순위 후보자가 대체 운용사로 선정된다. KTOA는 재공고 대신 차순위 후보자인 ‘에버그린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KIF 관계자는 “선정이 취소되면 차순위에 출자한다는 내용이 내부 규정에 있다”라며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도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펀드 결성 중인데 취소 사유가 발생할 순 있지만 사업 진행 시한이 있어서 물리적으로 올해 출자사업 재공고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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