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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SM·팬오션, '업계 운임담합' 왜 별도 대응하나 동남아 컨테이너 매출 미미, 과징금 액수 적어…내부 시스템·영업비밀 고려한 선택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10 07:56:0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9: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해운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사들이 운임 담합 등 부당행위를 저질렀다며 대규모 과징금 부과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동남아 항로에서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적 12개사, 외국 11개사 등 모두 23개 해운사가 제재 대상이다.

매출 일부를 과징금으로 뱉을 위기에 놓인 국내 선사들은 한국해운협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HMM과 SM상선, 팬오션 등 3개사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항로 시장점유율(M/S)이 낮아 과징금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자체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운임 공동행위를 이유로 공정위의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국적선사는 모두 12개사다. 구체적으로 △HMM △SM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팬오션 △남성해운 △동진상선 △동영해운 △범주해운 △흥아라인 △천경해운 등이다. 컨테이너사업을 영위하는 선사들의 이름이 일제히 올라있다.


앞서 공정위는 올 5월 23개 해운사들이 동남아 노선에서 총 120여 차례 운임 관련 담합을 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이들이 15년간 해당 항로에서 벌어들인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해운업계에서는 최대 8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는 향후 선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세부 일정은 미정이지만 9~10월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위는 한일, 한중 항로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징금 규모가 최대 2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깜짝 놀란 해운사들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해운협회를 중심으로 모여 공동대응에 나선 상태다. 법무법인 광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공정위 측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12개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참여하고 있는 건 아니다. HMM과 SM상선, 팬오션 등 3개사는 개별 대응을 택했다.

이는 동남아 매출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위의 과징금은 문제가 된 항로에서 올린 매출에 비례해 부과된다. M/S가 클수록 액수가 높다는 얘기다. 해당 3사는 12개사 중 상대적으로 과징금 규모가 작은 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현재 해운협회는 개별선사가 부여받은 과징금 금액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동남아 항로 내 정확한 M/S도 파악되지 않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연내에도 몇 번씩 노선을 깔았다 뺐다하기 때문에 자주 변동이 생긴다"며 "해운업 특성상 M/S 집계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HMM과 SM상선은 원양 컨테이너선사로서 동남아 노선에 배를 많이 띄우지 않는다. HMM은 미주와 유럽, SM상선은 미주가 주력이다. 당연히 전체 매출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회사 덩치는 크지만 동남아 항로만 놓고 봤을 때 벌어들인 돈이 중견·중소해운사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출처:HMM IR 자료>

HMM의 IR 자료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매출 중 아주역내 비중은 6.2%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론 2018년 10.4%, 2019년 11%, 2020년 8% 등이다. 미주가 40% 중후반대, 유럽이 18~22%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 대비 비중이 높지 않다. 특히 벌크사업도 병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남아 항로에서 올린 컨테이너 매출은 숫자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SM상선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주와 아주 노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대부분이 미주 쪽에 집중돼 있다. 특히 운영선대 자체도 11척(5만6000TEU)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반면 고려해운과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은 역내 영업을 주로 하는 인트라아시아 선사들이다. 매출 대부분이 동남아와 중국, 일본 항로 등에서 나온다.


팬오션 역시 동남아 매출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유는 좀 다르다. 벌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선사로 컨테이너사업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올 1분기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컨테이너 기여도는 11%로 집계됐다. 그나마 최근 해상운임 상승 등의 여파로 예년 대비 매출 비중이 커진 결과다. 작년에는 10%, 2019년엔 9% 수준이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과 SM상선은 미주 등 원양노선이 주력이기 때문에 동남아 매출 자체가 미미한 편"이라며 "공정위의 과징금 이슈는 이들보다 중견, 중소형 선사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운협회 및 다른 해운사들과 힘을 합치지 않고 자체 대응이 가능한지 여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크거나 그룹사 소속으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개별 대응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실제로 3사는 각자 법무팀을 중심으로 로펌을 선임해 대응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3사는 그룹사에서 쓰는 로펌과 함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업비밀 등을 고려해 처음부터 별도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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