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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ESG경영 시동 건 제주항공, '내부거래위' 신설소위원회 3개로 증가, 사외이사 전원 참여…회사 측 "경영 투명성 확보 차원"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17 07:52:0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김이배 대표이사(부사장)가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이자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보다 한발 앞서 선진화된 지배구조 구축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앞서 제주항공은 2015년 9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감사위원회도 설치했다. 자산규모(별도기준) 2조원 미만으로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조직을 꾸린 것이다. 그것도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했다. 내부거래위 역시 사외이사들만 참여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를 설치했다.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위원회 신설안을 의결한 뒤 곧바로 조직을 꾸렸다. 멤버 리스트에는 김흥권·문준식·김주현 이사 등 사외이사 3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반기보고서 공시 전이라 해당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다.


현재 제주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전원이 감사위원과 내부거래위원을 겸직하는 형태다.

김흥권 이사는 서울특별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행정 전문가고 문준식 이사는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부행장과 총괄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재무·회계 전문가다. 여기에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주현 이사까지 합류하며 다양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와 감사위 등 2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었다. 경쟁사인 진에어가 5개 위원회를 운영 중인 것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편이다. 자산규모가 1조원 안팎으로 아직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설치 의무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015년 상장 당시 선제적으로 감사위를 조직해 이제껏 운영해왔다. 통상 감사위는 상근감사보다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현행 상법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3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고 재무·회계 전문가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등이다.

이번에 내부거래위를 꾸린 것 역시 경영 투명성 확보 차원이다. 내부거래위는 최근 기업들이 경영의 공정성 제고와 ESG경영 확대 등에 관심을 보이며 설치하기 시작한 소위원회다. 최대주주 등 이해관계자와 회사간 내부거래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환경(E)과 사회책임(S), 지배구조(G) 중 'G'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내부거래위 설치는 애경그룹 전반을 살펴볼 때 다소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기본적으로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1개)를 비롯해 애경산업(2개), 애경유화(0개) 등에 소위원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감사위를 주로 운영 중이고 내부거래위는 애경산업에만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이 ESG경영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건 지난 5월이다. 작년 6월 아시아나항공에서 둥지를 옮겨 1년을 보낸 김 대표가 ESG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당시 그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회사 주요 이슈에 대한 고찰'이란 주제의 브리핑 동영상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기초 다지기로 ESG경영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평가한 ESG 등급이 'B'로 타LCC보다 낮은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KCGS의 평가에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환경 C, 사회책임 B+, 지배구조 B+로 통합등급 'B'를 받았다. 최근 3년간의 등급을 살펴보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배구조는 B+ 그대로였고 통합등급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비교대상으로 삼은 건 진에어로 보인다. 지난해 진에어는 지배구조에서 A등급을 받으며 통합 'B+'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 차원에서 수년간 진행해온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통합 'B'로 제주항공과 비슷한 성적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ESG경영을 시작하면서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내부거래위를 신설한 것"이라며 "특히 거버넌스 개선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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