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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배구조 로드맵]꽃놀이패 쥔 김동관 사장단번에 한화에너지 지분 50% 확보...승계 재원 마련 선택지 많아져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13 10:34:4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9: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한화그룹의 승계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합병은 통상 모회사가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과 반대되는 ‘역합병’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승계를 위해 ㈜한화 지분율을 직접 높이는 이른바 ‘정공법’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김 사장이 확실한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에이치솔루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지분 50%를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

김동관 사장을 비롯해 한화그룹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은 승계 과정에서 ㈜한화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던 곳이다. 왜 ㈜한화가 아닌 한화에너지를 선택했을까.

우선 ㈜한화의 경우 상장사라는 점에서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또 승계를 위한 합병이라는 점에서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에너지와 합병하면 두 회사 모두 비상장 회사인 데다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등 지분관계가 단순해 합병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는 한화그룹이 내세운 합병 이유가 ‘중복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점과도 맞아 떨어진다. 한화그룹은 전날 자료를 통해 “합병을 통해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경영 효율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화그룹 전체로 볼 때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가져오지 않는다. 2개의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배구조가 한층 단순해진 효과만 있을 뿐이다. 기존 지배구조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를 보유하고,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51.7%)을,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토탈(50%)을 보유하는 4단계 구조였는데 합병을 통해 한 단계가 사라진다.

김동관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개별기준 자산규모 6600억원인 에이치솔루션의 최대주주에서 단번에 자산규모 5조원이 넘는 회사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자산규모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이나 실적 등을 봤을 때도 에이치솔루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에이치솔루션은 특별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개별기준 매출도 없으며 임직원 수도 5명에 그친다.


재계에선 김동관 사장이 직접 ㈜한화 지분을 매입하거나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를 통해 ㈜한화 지분을 늘리는 등 ‘정공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선택지가 많아졌다.

우선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김 사장은 구주 매출에 따른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한화그룹이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를 통해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매입해도 김 사장이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배당 수익 역시 기대할 수 있다. 한화그룹 3형제는 그동안 에이치솔루션에서 받던 배당금을 한화에너지를 통해서 받게 된다. 에이치솔루션이 최근 5년 동안 김 회장의 세 아들에게 배당한 현금은 1875억원에 이른다. 다만 지속된 배당으로 최근엔 배당 여력이 크게 줄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400억~500억 원씩 배당했는데 지난해에는 40억 원을 배당하는 데 그쳤다.

한화에너지는 앞서 4월 5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하며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한화에너지는 그동안 보수적인 배당 기조를 보여왔던 곳이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100원, 37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게 전부다. 4년 만의 배당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창사 이래 결산배당을 실시한 것도 최초다.

당시 재계에선 그동안 호실적에도 배당에 소극적이던 한화에너지의 변화에 의아하다는 시선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합병을 염두에 둔 배당 재개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한화에너지가 직접 ㈜한화 지분을 사들여 김 사장이 간접적으로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에이치솔루션도 ㈜한화의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화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KB국민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1분기 말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지분율은 5.19%다. 이 지분도 모두 한화에너지 소유가 된다. 김동관 사장은 4.44%를 보유 중이다. 다만 둘을 더해도 최대주주인 김승연 회장의 지분율 22.65%과는 아직 차이가 있다.

한화에너지는 자금력이 에이치솔루션보다 훨씬 큰 만큼 지분율을 높이기 한층 쉬울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말 한화에너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303억원 수준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도 51.7% 보유 중이다. 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하면 한화에너지는 구주 매출로 추가 자금도 쥐게 된다.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는 대신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도 가능하긴 하다”며 “한화에너지가 상장한 뒤 ㈜한화와 합병하면 김 사장의 지분율이 희석될 순 있지만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에 따른 합병 비율 논란은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역시 승계를 위한 합병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다. 이미 ㈜한화의 덩치가 크고 사업영역도 다양한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덩치가 큰 한화에너지를 합병하는 데 따른 비효율 역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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