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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현대LNG해운 놓고 복잡한 머릿속 포트폴리오 균형으로 안정성 확보, 매각에도 도움…채권단 승인 관건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19 07:38:1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0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LNG해운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HMM(옛 현대상선)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7년 전 매각한 '옛 주인'이 입찰에 나서 사업을 되찾아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마침 HMM은 해운업 호황과 만나 매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상태다.

하지만 정작 HMM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통상 기업들이 인수전 참전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가격과 포트폴리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만 챙기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고 민영화 이슈도 엮여있다. 채권단 설득이 선행돼야 딜에 뛰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새 주인 찾기'도 염두에 둔 채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HMM "확정된 바 없다" 긍정·부정 않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현대LNG해운 매각을 결정했다. 2014년 지분을 인수한 지 7년 만이다. 당시 HMM은 액화천연가스(LNG)전용선 사업부를 떼어내 신설법인을 세우고 1조300억원에 이들에게 넘겼다. 그렇게 현대LNG해운은 LNG선 10척을 포함한 자산과 부채 등 사업 일체를 양수받아 출범했다.

사진출처=현대LNG해운 홈페이지


현대LNG해운이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HMM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과거 사업부를 전신으로 하는 회사가 매물로 나온 만큼 '옛정'을 생각해 다시 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과거 HMM의 매각 결정은 사업구조 개편 등을 위한 자발적 의지가 아니였다. 2013년 말 현대그룹이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의 일환이었다.


기본적으로 HMM은 현재 보유현금이 넉넉하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2조1561억원에 달한다. 3월 말까지만 해도 1조2306억원이었으나 3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만약 M&A에 나설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HMM 측은 "확정된 바 없다"며 긍정과 부정 모두 하지 않는다. 자칫 시장에 그릇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HMM이 실제 본입찰에 나서는 것과 별개로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을 걸로 본다. 시장에서는 IMM 측이 HMM만 바라보고 매각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기대가 높다.

◇현대LNG해운, 벌크 키우는 HMM에 '매력적'

HMM 입장에서 현대LNG해운은 욕심나는 매물일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간 균형 측면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현재 HMM은 컨테이너가 주력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컨테이너와 벌크의 매출 비중이 6대 4 정도였다. 시황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사업에 올인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한 결과다.


그때는 벌크 내 사업부문도 지금보다 다양했다. 자동차선(자동차)과 전용선(석탄, 철광석), 탱커선(원유), 부정기선(곡물, 원목) 등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벌크사업들을 하나씩 내다 팔며 매출 비중이 9대 1로 바뀌었다. 이후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는 등 컨테이너 사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

벌크에 다시 눈을 돌린 건 올 초다. 초대형 유조선 3척을 장기 용선해 원유 운송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모처럼 투자를 단행했다. 컨테이너 쪽에 치우쳐 있던 무게추를 벌크 쪽으로 옮기기 시작한 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상운임이 크게 오른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 영향이다. 회사가 안정화 궤도에 오르며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포트폴리오간 균형을 맞추면 외부환경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컨테이너시황이 갑자기 나빠지더라도 벌크로 만회가 가능해지는 등 사업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현재(6월 말 기준) HMM은 단기 용선을 포함해 63척(1년 이상 기준 32척)의 벌크 선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약 100대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안정성 강화로 매각에 '긍정적', 가격·채권단 승인이 '최대 변수'


현대LNG해운은 가스공사 등과의 장기 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내는 회사다. 연간 매출은 2000억원 내외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3척의 LNG선 장기 용선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4년 출범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이는 회계상 이유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선박 확보를 위한 자본비를 운임에 포함시켜 매출로 계상을 했었는데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처리 기준이 바뀌며 영업외수익인 금융수익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매출에서 자본비가 빠져 영업손실이 되고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는 기형적인 구조지만 현금흐름 기준으로 보면 플러스가 나오는 안정적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벌크 확장은 추후 '새 주인 찾기'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아직 HMM이 경영정상화가 완성되지 않아 시황이 악화될 경우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잠재적 원매자들이 HMM 인수를 머뭇거리게끔 만들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안정성을 높이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또한 컨테이너 사업에만 주력할 때보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군이 많아지기도 한다. 잠재적 원매자군의 범위가 확장돼 매각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단 얘기다.

다만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1조5000억~2조원으로 HMM의 7년 전 매각가의 최대 2배에 달한다. 그 사이 추가로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가치가 높아졌다 하더라도 HMM 입장에서 이 정도로 비싼 값에 되사기가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산은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현재 HMM은 채권단 관리를 받는 입장으로 경영활동이나 사업확장 등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없다. 산은이 반대하면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중견 해운사 관계자는 "HMM이 의지가 있더라도 산은이나 해진공의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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