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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다시 화학]화학부문 지배력 확대, 견고해진 채형석 체제③AK홀딩스의 애경케미칼 지분율 66.31%로...유통·항공 등에 이어 안정적 지배력 갖춰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19 09:40:45

[편집자주]

애경그룹이 애경유화·에이케이켐텍·애경화학 등 화학3사를 통합하기로 했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그룹을 묵묵히 뒷받침해온 화학사업이 그룹 전면에 나선다. 왜 다시 화학을 선택했을까. 애경그룹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 화학3사의 통합법인 ‘애경케미칼’이 11월 출범하면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화학부문 지배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애경그룹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2002년 1월 애경그룹 부회장, 2006년 말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에 올랐다. 그 뒤 애경그룹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다. 채 총괄부회장의 입지는 한 차례도 흔들리거나 위협받은 적이 없다. 지주사 AK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확고한 지배력도 이미 갖췄다.

◇사실상 그룹 총수, 회장 취임만 남았다

채 총괄부회장은 2001년 AK면세점 대표이사를 마지막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는 맡지 않고 있다. 그룹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다가 2012년 지주사 AK홀딩스가 출범하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애경그룹에서는 한때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3남1녀는 물론 사위까지 모두 경영일선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는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과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만 남고 모두 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녀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과 배우자 안용찬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삼남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이 모두 순차적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특히 안용찬 전 부회장의 퇴진이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다. 기존에 안 전 부회장의 존재감이 워낙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기대 이상으로 순항하면서 제주항공을 실질적으로 이끈 안 전 부회장이 사위 경영인의 한계를 깨고 그룹에서 입지를 한층 단단하게 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안 전 부회장은 2018년 12월 제주항공을 떠나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당시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승계가 굳어진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자리를 비켜준 것 아니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애경케미칼 출범으로 화학부문 지배력도 확대

애경그룹의 지배구조도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중심으로 이미 짜여졌다. 채 총괄부회장은 지주사 AK홀딩스 지분 14.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AK홀딩스 지분 10.37%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케이아이에스(AKIS)의 최대주주(지분율 50.33%)이기도 하다.

애경그룹은 201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는데 최근까지도 지분 매입을 비롯해 크고 작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AK홀딩스의 주요 계열사 지분율이 낮아 지주사다운 지배력을 갖추지 못했던 탓이다.

출범 초 AK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살펴보면 애경산업 20.23%, 애경유화 44.49%, 애경화학 40.18%, 제주항공 34.47% 등 대부분 계열사의 지분율이 50%를 넘기지 못했다. 통상 외부의 경영권 공격으로부터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하려면 50% 이상이 필요하다.

애경그룹은 우선 지주사 체제 전환 이듬해 애경산업에서 투자부문을 떼어내 AK홀딩스로 편입시켰다. 그러면서 애경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제주항공 지분 19.63%가 AK홀딩스로 넘어갔다. 같은 해 에이케이에스앤디가 보유하고 있던 제주항공 지분도 모두 인수해 제주항공 지분 70%를 확보했다. 그 뒤 제주항공이 상장하면서 지분율이 낮아져 현재는 지분 53.39%를 보유하고 있다.

애경산업 지분도 꾸준히 사들였다. 2014년 애경산업 지분 30%를 추가 매입하면서 20%대였던 지분율을 단번에 50%대로 끌어올렸다. 그 뒤 기업공개로 지분율이 낮아지자 다시 지분을 매입해 45.08%까지 확보했다.


AK홀딩스는 화학 3사의 통합법인 애경케미칼이 출범하면 항공 및 생활용품에 이어 화학부문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하게 된다. AK홀딩스는 현재 애경유화 지분 49.44%, 에이케이켐텍 지분 81.4%, 애경화학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K홀딩스의 애경케미칼 지분율은 66.31%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3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유일한 상장사인 애경유화 지분율이 과반에 못 미쳤는데 합병을 통해 단번에 17%포인트 가까이 높아지게 된다. AK홀딩스는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애경유화 주식을 사들였으나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장영신 회장 지분 향방, 큰 영향 없을 듯

사실상 총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지배력도 갖췄지만 채형석 총괄부회장 체제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아직 어머니 장영신 회장의 지분이 누구에게 갈지 알 수 없다. 장 회장은 AK홀딩스 지분 7.43%와 AKIS 지분 5.63%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만한 수치다.

일례로 3월 말 기준 채형석 총괄부회장에 이은 AK홀딩스의 개인 2대주주는 지분 8.30%를 보유한 막냇동생 채승석 전 사장인데 장영신 회장의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이 15.73%에 이른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지분율을 뛰어넘게 된다.

둘째동생 채동석 부회장의 존재감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보좌하는 동시에 2017년부터 그룹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애경산업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채동석 부회장의 AK홀딩스 지분율은 7.53%다.

다만 재계는 장영신 회장의 지분이 어디를 향하더라도 채 총괄부회장 체제를 흔들 만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채 총괄부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역할을 한 지 20년 가까이 지난 만큼 이제와서 후계구도를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장영신 회장이 손주들에게 지분 일부를 골고루 증여한 적이 있는데 2세들에게 지분을 넘길 때도 어느 한 명에게 몰아주는 것보다는 3남1녀에게 지분을 골고루 증여하거나 채형석 총괄부회장에게 더 많은 몫의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며 “누구에게 지분을 넘기더라도 채 총괄부회장의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들의 역할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모양새다. 채 총괄부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고 채동석 부회장은 사실상 전문경영인 역할을 하면서 애경산업을 이끄는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남 채승석 전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개인적 이유로 잠시 경영에서 물러났는데 복귀를 하더라도 형들을 보좌하는 역할과 전문경영인 역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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