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소신행보' 트러스톤, 대기업 오너일가 이사진 제동'롯데·LS' 계열사 사내이사 선임안 반대, 과다 겸임·송사 이슈 등 주주가치 훼손 판단

김시목 기자공개 2021-08-25 12:46:39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를 주도해 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해도 파격적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과거 '프리패스'에 가까웠던 대기업 오너 일가의 계열사 이사진 등극에 수차례 제동을 건 대목이 대표적이다. 결과적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통과됐지만 하우스 액션만큼은 인상적이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반대표는 주주가치 훼손 등 내부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적용한 결과물이다. 과다 겸직과 송사 이슈 등을 사유로 판단했다. 한 해 앞선 지난해 역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 주요 수장 선임에도 원칙을 앞세워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 오너 행보 엄격 잣대, 신동빈 회장 제동

더벨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올해(2020년 4월초~2021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155개 기업의 주총에서 1023건의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한 가운데 반대율은 6.2%(6.2건)을 나타냈다. 중립 및 불행사 의견은 한 건도 없었다.

트러스토자산운용의 안건 반대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대기업 오너들의 계열사 사내이사 등장에 제동을 건 대목이다. 과거 주요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감사 등의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가 있긴 했지만 오너들의 행보에 제지를 건 경우는 흔치 않았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 롯데케미칼 사내이사 선임(‘제3-1호 의안: 이사 재선임의 건’)에 제동을 걸었다. 총 5개 계열사에서 겸직하고 있는 가운데 3개 계열사에서 보수를 수령하고 있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지침상 사내이사로서 결격사유라 보고 반대의견을 냈다.

해당 안건은 운용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은 신 회장의 책임경영 기대를 안고 재선임 안건에 찬성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결국 복수 운용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 롯데케미칼 이사 재선임 안건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지분을 다수 보유한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을 비롯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인 롯데지주(25.3%)의 영향력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 안건은 시장에서 상당히 뜨거운 감자였을 만큼 기관투자자들 간 입장 차이가 컸다”며 “결과를 바꾸진 못했지만 투자자 시각을 일정 부분 보였다는 점에선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도 잠재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송사 휘말린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인사 반대표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주권 행사의 다른 대표 사례는 LS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의 지주사(LS) 사내이사 선임안 제동이다. 후보자(구지은)의 사내이사 선임이 기업가치 훼손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내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2.4. 이사의 선임)에 따르면 법규 위반으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일반적으로 반대 투표를 하도록 명시되어 있는 점을 그대로 적용한 입장을 원칙대로 반영했다.

지난해 구 회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의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LS 역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LS글로벌)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제재 과징금을 받았다.

대형 운용사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찬성표를 행사하면서 대조를 이룬 가운데 다른 곳의 경우 지분을 보유하지 않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의결권 자문사 중에서는 좋은지배구조연구소(CGCG)의 경우 재선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상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상세한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 활용을 극대화한다”며 “모두 기업 경영환경과 사회 변화에 부합할 수 있도록 수탁자책임위원회의 감독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