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2001년 히트 친 GOD의 '길'이란 노래다. 울림 있는 가사 덕에 오래 회자된다.20년이 흘러 2021년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초행길이라도 두려울게 없는 세상인데 아직 인생의 길엔 목적지 검색부터 최적경로나 소요시간을 알려주는 기술이 없다. 다만 앞서 걸어간 이들의 발자취를 더듬더듬 따라갈 뿐이다.
누구의 발자취를 따라갈 것인가. 직업과 가정의 양립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30대 직장인 여성에겐 존재론적 해답을 단편적으로나마 제시해줄 동성 리더의 견본이 필요하다. 이정표로 삼을 인물 중에 집착적으로 여성을 가려낸다.
최근 만난 VC 심사역은 재밌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소아 근시 교정용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에스알파테라퓨틱스의 100억원 규모 시리즈 A에 투자했는데 투자를 받는 대표도 투자를 집행하는 VC 심사역들도 모두 여자였다.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자리에 함께 배석한 이들이 100% 여자인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바이오텍 C레벨급 임원 중 재무총괄(CFO) 역할에 여성이 들어온 케이스도 생겼다. 김재원 오름테라퓨틱 CFO는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보기 드문 여성 CFO다. 미국 시티그룹 산하 헬스케어 IB팀 전무로 재직하던 중 이승주 대표와 인연이 닿아 스카우트됐다.
이들 케이스는 고무적이지만 아직 소수다. 여성 리더의 수적 열세는 한국만의 풍경이 아니다. 북미 컨설팅 회사 베드포드그룹 트랜서치가 미국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 기업 중 시총 20억달러(약 2조 3000억원) 미만인 중소 바이오텍을 조사한 결과 총 224곳 중 여성 CEO를 둔 회사는 13개였다. 총 760명 임원중 유색인종은 15%에 그쳤다.
베드포드그룹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에선 백인 남성 CEO들이 더 인정 받는 패러다임이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만 혁신이 활성화 될 거라는 분석이었다. 특히 VC들이 기업을 평가할때 사용하는 ESG 잣대로 '다양성'을 검토하고 작년 말부터 나스닥 시장이 상장사들에 이사회 다양성 적시를 요구하면서부터 잔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코스닥 상장사 중 여성 CEO가 지휘하는 바이오사를 꼽자면 시총 2700억원대 진단 기업 수젠텍의 손미진 대표, 시총 4400억원대 줄기세포치료제 기업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가 있다.
수만수천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여성 리더들의 모습이 기록되고 소개될수록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쫓아갈 여성 인력이 늘어나지 않을까 꿈을 꿔본다.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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