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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 증여특례 불구 세부담 '울상'②가액평가 과정서 '비영업 자산' 대거 산입, 주택담보로 자금 마련…스타트업 활용 구상

조영갑 기자공개 2021-09-03 08:28:09

[편집자주]

승계는 단순한 대물림이 아니다. 어떤 기업은 체질과 외형을 변모해 진화하고, 어떤 기업은 퇴보의 길을 걷는다. 기업의 생존 경쟁 속에서 승계는 거대한 분수령이다. 창업주, 혹은 2~3대 경영을 넘어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최선의 승계를 택해야 하는 이유다. 더벨은 오랜 업력을 쌓아온 승계기업들의 대물림을 살펴보고, 사업의 미래상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09: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속(증여) 시 세금 부담 때문에 회사(지분)를 정리해서 현금으로 물려받는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세금 부담과 복잡한 절차로 인해 승계 과정에서 그런 고민을 했지만, 가업(소방방재)에 대한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에 기꺼이 감내했다."

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사진)는 지난해 부친 최진 회장으로부터 최대 지분(6만4000주)을 수증받으면서 가업승계를 완료했다. 입사 20년 만에 최대주주(64%)에 이름을 올리며 조부 최금성 전 회장(1대), 최 회장(2대)에 이어 '3세' 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한방유비스는 74년 업력을 공인받아 지난해 10월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명문장수기업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한 45년 이상의 명문기업을 뜻한다. 국내 20여개가 존재한다.

경사가 이어졌지만, 최 대표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증여 과정에서 발생한 적지 않은 세금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하면서 부친의 지분을 사전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상당액 공제(증여특례) 받았다. 회사의 연 매출액이 3000억원 이하고, 그의 근속 기간이 10년을 넘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도 수억원에서 많게는 십수억원의 세금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특례제도에 따르면 수증인은 100억원(평가가액) 한도로 과세액에서 5억원을 공제받고, 3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50% 이상의 일반 증여세 과세율에 비하면 특혜다. 최 대표는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구체적인 세액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방유비스의 업력과 자산규모 등을 감안하면 그가 수증한 지분의 평가가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한방유비스의 장부상 자산총계만 130억원에 이른다.

최 대표는 "형식상 부친의 지분을 물려받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분의 가치를 물려받은 것일 뿐 처분하기 전까지 현금은 아니다"면서 "이 때문에 세금을 감당하기 힘들어 주택을 담보로 할부(연부연납)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세의 준거가 되는 증여주식 가치가 최 대표의 체감보다 훨씬 높게 설정됐다는 점이다. 한방유비스와 같은 비상장사의 경우 주식가치는 직전 3년간 순이익 및 순자산가치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한방유비스는 인력 기반 엔지니어링 기업이라 영업이익, 순이익이 크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211억원, 순이익은 5억원이다. 자연스럽게 주식가치 평가 과정에서 이익보다 자산평가의 영향이 컸다.

당장 현재 사옥(성동구 서울숲IT밸리 9층) 역시 기술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보증을 받아 대출로 마련했지만, 현 거래 시가를 반영해 평가받았다. 장부상 유형자산(건물)가치는 27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시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 해당 건물은 뚝섬역 노른자위에 위치해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오래된 회사는 자산이 장기간 누적됐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높게 산정될 수밖에 없지만, 그런데도 적정 가치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상장 주식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잉여금도 지난해 말 65억원 수준이다. 한방유비스의 순이익률(2~3%대)에 비하면 큰 액수다. 승계를 추진하는 일부 회사에서는 주식가치를 절하하기 위해 배당을 대폭 늘리거나 임직원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잉여금의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방유비스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최 대표의 세금 부담을 더 가중 시킨 것은 공제를 받을 수 없는 '비영업 자산' 항목이 대거 산입된 탓으로 보인다.

세무당국은 가업상속공제 과정에서 가업(영업)과 무관한 자산에 대해 일반 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한방유비스의 경우 해외법인 관련 투자자산과 정부 과제 수행 시 유입된 현금성 R&D 자산 등이 전액 비영업 자산으로 산입됐다. 한방유비스는 해외 진출 기업 용역 및 현지 소방방재 사업을 위해 중국 대련과 베트남 하노이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 대상이 아니라 정확한 액수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전량 과세 대상이 됐다.

소액이기는 하지만, 정부 과제와 관련된 지원금액 역시 비영업자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한방유비스는 현재 정부 발주 연구과제 10여 건 이상 수행하고 있다.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 계약기간을 기점으로 연구비용이 현금 지원된다. 자회사 (주)한방 대여 현금 역시 비영업자산으로 분류됐다. 최 대표는 "사업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자산 역시 가업과 무관한 비영업 자산으로 분류돼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향후 다섯 차례에 걸쳐 증여세 잔여분을 나눠 납부해야 한다. 회차별로 수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증여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결국 개인 재원을 토대로 납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기존 소방방재기술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사내 벤처나 스핀오프식 스타트업을 구상 중이다. 이익이 날 경우 한방유비스에서 나오는 급여, 배당금과 별도로 부가적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한방유비스와의 협업에 따른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코스닥 상장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 대표는 "제조기업이 아니라 그나마 인력을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링 기업이라는 점은 천만다행"이라면서 "제조사의 경우 유형자산만 수백억을 훌쩍 넘고, 적자가 지속돼 고용유지가 힘들어지면 공제액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이 매우 크지만 우리는 그런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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