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인베스트 미국시장 도전기]'글로벌 베테랑' 국찬우·신민식, 펀드결성 이끈 쌍두마차②2년 걸친 대장정, 두 심사역 '매니징 디렉터'로 펀드 운용 참여
임효정 기자공개 2021-09-13 07:47:20
[편집자주]
벤처캐피탈의 글로벌 진출은 국내 VC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해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인베스트먼트 역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빠르게 시야를 넓혔다. 글로벌 파트너사와 손잡고 바이오텍 본고장인 미국에서 첫 역외펀드를 결성했다. 더벨은 수년간 준비해온 KB인베스트먼트의 미국 진출 도전기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역외펀드의 결성을 이끈 주역은 국찬우 본부장과 신민식 수석 심사역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15년 이상 거주하며 시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역외펀드는 기획만 2년가량 걸렸다. 해외 파트너를 물색하는 것부터 펀드레이징을 진행하는 과정은 이들 두 심사역의 역량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현지 경험·전문성 겸비, 3년 전부터 호흡 맞춰
'글로벌 투자사의 명함을 200개 받아보자', 두 심사역이 역외펀드 결성에 앞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설정한 미션이었다. 어느 순간 이들 손에는 200개가 넘는 명함이 쌓였다.
국찬우 본부장은 "몇 년간 잘 다져온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놨고 역외펀드로 마침내 스케일업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못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게임사 마케팅 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미국 정부기관에서 의료정책 연구를 하기도 했다. 회계법인 내 헬스케어컨설팅본부에서 프로젝트를 담당한 데 이어 의약품 조사기관에서 인수합병 업무를 경험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전략기획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국 내 현지 펀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믿을 만한 동반자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신민식 수석 심사역이었다. 현지 생활을 오래했으면서도 전문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수석 역시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미국 에모리(Emory)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수재다. 비씨월드제약 개발팀에 근무한 이후 메가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바이오텍을 발굴해왔다.
신 수석을 영입하며 국 본부장이 했던 얘기는 '우리 같이 미국 현지펀드를 만들어 보자'였다. 이 말은 신 수석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신 수석이 주 무대였던 미국시장에서의 투자를 갈망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KB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국 본부장과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펀드 결성 돌입…트랙레코드 쌓으며 자신감 키워
역외펀드를 본격적으로 기획한 시점은 지난해 초다. 출자자를 모집하는 것부터 출자 범위와 펀드 사이즈를 결정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글로벌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 역시 굵직한 업무에 속했다. 미국시장에서의 첫 시도이다 보니 내부에서 승인 범위를 결정해야 하는 등 펀드 결성까지 2년 가량 시간이 소요됐다.
국 본부장은 "우리만의 수익 창출 로직을 토대로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만들고, 이를 시작으로 좋은 파트너를 찾고 LP를 모으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KB인베스트먼트은 전적으로 이들 심사역을 지원했다. 이번 역외펀드에 통 큰 베팅을 단행한 것도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뒷받침된 영향이 컸다. 아벨테라퓨틱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벨테라퓨틱스에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2019년 4월이다. 당시 'KB디지털이노베이션펀드'와 고유계정을 통해 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한 기업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 첫 케이스이기도 하다.
2019년 1000만달러 투자 라운드에는 미국 노바퀘스트캐피탈메니지먼트와 유럽 LSP 등 메인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VC들이 참여하는 딜에 KB인베스트먼트가 함께 이름을 올린 셈이다. 회수 길이 열리며 투자한지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원금 대비 2배가 넘는 수익까지 안겼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이옴엑스(BiomX),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 온세르나(OncXerna), 바이오프로텍트(BioProtect), 센티바이오(Senti Bio) 등 이정표가 될 만한 딜을 성사시켰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VC들이 참여하는 딜에 이름을 올리며 하우스 입지를 키워온 것이 현지펀드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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