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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부족'이 한국타이어 재고에 미친 영향은 [인벤토리 모니터]올 상반기 두 차례 공장 가동 중단···미착품·재공품 등 급증, 실적 개선폭 '제한'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06 07:48:16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5: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올해 상반기 선박 부족으로 예상보다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만든 물건을 제때 실어나를 배를 구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를 옮겨줄 배를 구하는 데 애를 먹다 보니 불가피하게 생산라인을 멈췄던 것이다. 이에 따라 공장에는 원재료와 미착품 등 재고가 쌓이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한국타이어는 총 세 차례에 걸쳐 대전공장과 충남 금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두 차례는 선박 부족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였다. 같은 기간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선박 부족에 따른 유일한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이었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를 수출하고 원재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선박을 필요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해에 국내 공장 가동을 단 한 차례 멈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선복 부족의 여파는 적지 않았던 셈이다. 대전과 금산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92.9%로 전년 대비 1.9%포인트(p) 상승했지만 예년 수준인 90% 중반대엔 다소 못 미쳤다.
선박 부족은 공장 가동 뿐 아니라 공장 가동과 관련 있는 재고자산에도 영향을 주었다. 생산의 결과물인 제품과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 등은 일단 재고자산에 모두 귀속된다. 매출이 확정되거나 예정돼야 원재료가 공장으로 보내져 제품으로 완성된 뒤 고객사로의 이송을 기다린다.

올해 상반기 말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국내 기준)은 총 4012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말 대비 10.7%(387억원)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6%에서 6.0%로 상승했다. 재고자산은 제품과 재공품, 원재료, 미착품 등으로 구성되는데 선박 부족과 관련해 우선 미착품 증가(증가율 29.4%)가 주목된다.

미착품은 말 그대로 '주문을 했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물품'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제조를 위해 △천연고무 △합성고무 △코드(타이어 보강재) △카본블랙(타이어 접지력 향상 용도) 등을 매입한다. 이 가운데 천연고무는 전량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해운 대란으로 선박을 구하기 쉽지 않아지면서 천연고무 등 원재료 미착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원재료인 합성고무와 코드 등은 국내 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지만, 이 또한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제품으로 만드는 점을 고려하면 미착품 증가는 선박 부족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의미로 해석된다.
(출처=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업보고서)
재고자산 가운데 원재료와 재공품 증가도 눈에 띈다. 각각 17.8%, 31.0% 늘어났다. 재공품은 제조 공정에 있는 물품이지만 판매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반제품과 차이가 있다. 선박 부족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면서 제조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게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국내외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선박 부족 문제는 우리를 답답하게 만드는 부문"이라며 "물건을 가져오거나 가져다 줄 때 모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선박 부족으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한국타이어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1조46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아울러 이러한 선박 부족이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지난 7월 중순 한국타이어는 선박 부족으로 대전과 금산공장의 가동을 추가로 중단했다. 선박을 구하더라도 원재료 수입과 제품 수출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질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현금창출주기(매입→제조→판매→현금 회수)가 길어져 현금흐름이 둔화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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