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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품백 top5 모두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 만든다” 박은관 회장 “플랫폼 역할 의미, 신제품 론칭부터 함께한다”

이경주 기자공개 2021-09-08 08:00:1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5대 어포더블(affordable) 명품백 브랜드인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와 코치(COACH), 케이트스페이드(Kate Spade), 토리버치(Toryburch),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는 이색적인 공통점이 있다.

5개사의 명품백이 모두 한 공장에서 생산된다. 바로 IPO(기업공개)를 앞둔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인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 공장이다. 상식적으론 불가능해 보인다. 고객사 입장에선 신제품에 대한 디자인이나 전략이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차별화 이미지도 반감될 우려가 있다.

그런데 5개사는 20~30여년간 시몬느만 찾아왔다. '시몬느'여야만 하는 이유가 무얼까. 창업주인 박은관(사진) 회장에게 시몬느의 매력을 직접 들었다.


◇태생적 경쟁력 ‘론칭 파트너’

박 회장 인터뷰를 위해 최근 방문한 시몬느 여의도 기업설명회(IR) 사무실엔 미국 톱5 명품백들이 전시돼 있었다. 시몬느 경쟁력의 '핵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모두 한 공장(시몬느)에서 나온 제품이라는 것. ODM 시장에선 극히 드문 사례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글로벌 브랜드인 나이키(Nike)나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등은 모두 전속 공장을 두고 있다”며 “정보 독점성과 보안성 우려 때문에 보통 ODM사업이 그렇다”고 말했다.

놀라운 사실은 더 있다. 톱5 내에서 점유율이 모두 1등이다. 시몬느에게 가장 비싼 제품을 가장 많이 몰아준다. 그래서 미국 명품백 업계는 시몬느를 제조업에선 이례적으로 ‘플랫폼’이라 평가한다. 일반적 ODM과는 차원이 다른 ‘공급자 우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태생적 비결이 있었다. 박 회장이 1987년 단신으로 미국 명품백 시초격 브랜드인 DKNY를 찾아가 똑같이 만든 샘플을 보여주며 물량을 따낸 일화는 유명하다. 아시아 최초 명품백 ODM의 탄생이었다. 품질에 가성비를 갖췄다는 소문에 이후 고객사가 우후죽순 몰렸다.

당시 미국은 현지 브랜드 태동기였다. 명품백 본고장인 유럽 출신 디자이너가 독립해 자신의 이름으로 미국에서 신생브랜드를 만들었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브랜드인 셀린(CELINE) 수석디자이너인 마이클코어스가 2003년, 같은 그룹 루이뷔통 브랜드 수석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가 2001년 첫 명품백을 출시했다.

생산기반이 없던 이들이 찾은 ODM이 DKNY공급으로 명성을 쌓은 시몬느다. 이른바 ‘론칭 파트너’ 역할을 했다. 첫 제품 샘플 디자인과 소재 개발을 시몬느에게 일임했다. 자신들은 브랜드와 디자인 정체성, 마케팅과 유통을 맡았다. 신제품 탄생의 절반을 시몬느가 담당했다.

박 회장은 “2000년 초 마이클코어스를 DKNY 당시 사장(존 디 아이돌) 소개로 만났는데 ‘렛츠 두, 왓 위 두 웰(Lets do, what we do well)’라고 말하더라”라며 “서로 잘하는 거를 하자는 말이었다. 자신은 브랜딩 전문가니 시몬느는 소재와 샘플 디자인 개발, 제조·생산을 전담해 달라며 동반자적 협업을 제안했다”고 했다.

마이클코어스는 현재 미국 어포더블 명품백 1위로까지 성장했다. 연간 매출은 약 6조원, 그중 4조원이 명품백에서 나온다. 시몬느도 더욱 부각됐다. 2000년 전후로 2~4위까지 시몬느를 론칭 파트너로 삼고 더욱 긴밀한 관계를 원했다. 그래서 톱5와 평균 거래기간이 20년에 이른다.

박 회장은 “안나박스트(Anna Bakst) 전 마이클코어스 사장은 우스갯소리로 미국시장에서 최고가 되려면 최고(시몬느)가 필요하다고 내게 이야기 했다”며 “실제 주요 고객사 CEO 뿐 아니라 오너가 수차례 바뀌어도 우리와 거래는 지속했다. 시몬느가 플랫폼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수익성에 성장성 겸비…중국·온라인발 호황 온다

그렇다면 IPO 측면에서 매력은 무얼까. 견고한 사업안정성은 34년(1987년) 업력으로 입증했다. 박 회장은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해 부연했다. 시몬느는 명품업계 코로나19 직전인 2015~2019년 평균영업이익률이 16.3%로 같은 기간 국내 패션 ODM 평균(4.7%)의 4배에 가깝다.

박 회장은 블렌디드(blended, 혼합) 마진이란 용어를 우선 꺼냈다. 역시 론칭파트너로 다진 플랫폼 경쟁력에 기인한다.

박 회장은 “스카치와 와인을 섞어 블랜디 위스키를 만들 듯이 고객사가 한정된 비용을 타사 대비 시몬느에게 가점을 줘서 지급 한다”며 “예를 들어 ODM별 원가를 100원으로 책정했다면 시몬느는 102원을 주고 단순 OEM엔 98원을 줘 평균을 100원으로 맞추는 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부가가치가 높은 최상급 제품 위주 생산 △오랜 업력을 통해 쌓은 낮은 불량률 △규모의 경제에 기인한 원재료 바잉파워를 수익성 비결로 꼽았다. 박 회장은 “명품백 ODM 2~3위권 기업은 매출이 2000억~3000억원에 그치지만 우리는 1조원 내외라 규모의 경제에서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성장성은 밸류(기업가치)와도 연결시켰다. 시몬느는 IPO 직전 업계에서 2조원대 밸류를 예상했지만 공모가 기준 밸류는 최대 1조6000억원대에 그친다. 주가로 치면 머리가 아닌 가슴이나 어깨에 해당하는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펀더멘털은 개선 중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명품백 밸류체인 전반이 실적타격을 입었지만 올 상반기엔 소폭 반등했다. 내년에는 보복소비 효과로 평시(2019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밸류는 실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잡았다. 상장 이후 밸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2019년 매출이 100원이라면 2020년은 60원이 됐고 올해는 70~80원 수준, 내년에는 다시 1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우리는 회복 중인데 밸류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에 공모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성장을 공유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도 가슴이나 어깨 가격으로 잡아 투자자들이 과실을 공유하도록 주관사단에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성장도 예상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MZ세대와 온라인 명품백 소비가 활발해진데다, 중국 어포더블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인 마이클코어스와 코치 매출 흐름에 근거한 추정이다.

마이클코어스 브랜드 운영사 카프리홀딩스는 올 1분기 중국매출이 전년 동기 두자릿수 증가율,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80% 늘었다. 이에 불룸버그는 카프리홀딩스 전체 매출증가율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9%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고객사들은 업황 회복(리커버리) 이후인 2022~2025년에도 성장을 예상해 관련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시몬느가 IPO 공모자금으로 생산량을 현재보다 20%(500만PCS) 늘리겠다고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확실한 주주친화정책인 배당 카드도 공개했다. 코스피 시장 평균을 웃도는 배당성향을 약속했다. 시몬느가 매우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시몬느는 평시 연간 1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창출한다.

박 회장은 “명품백 시장은 고객사들도 안정적 현금창출력에 기반해 배당으로 투자자들과 성과를 공유한다”며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이 13~15%된다고 하는데 시몬느는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은관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회장 약력

△1955년생 출생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1979)
△청산 해외영업(1979.12~1987.06)
△시몬느 대표이사 사장(1987.06~2004.12)
△시몬느 대표이사 회장(2005.01~2015.05)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대표이사 회장(2015.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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