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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식품 오너3세 박용준 “600억 기업가치, 목표치 10분의 1” "대체단백질 어묵 성장성 승부수…미사여구 의욕보다 '숫자로 증명'"

부산=김선호 기자공개 2021-09-09 07:46:0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삼진식품 기업가치가 60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이는 목표치에 10분의 1정도다. IPO(기업공개)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했지만 불안해하는 직원과 가족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단행된 투자 유치였다. 성장하고 있는 식품시장에서 어묵은 확실한 카드다”

올해 6월 삼진식품은 상환전환우선주 3320주를 발행해 총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주당 451만9978원으로 이를 총 기업가치로 환산하면 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삼진식품 오너 3세 박용준 삼진어묵글로벌(SAMJIN AMOOK GLOBAL) 대표(사진)는 목표했던 기업가치에 한참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입장이다.

삼진식품은 1950년 초반 창업주 고(故) 박재덕 회장이 부산 봉래시장에서 판잣집을 임대해 어묵 판매점을 개업하면서 시작됐다. 6·25전쟁으로 피난민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렸고 1953년에 삼진식품가공소로 상호를 정했다. 이를 이어받은 게 오너 2세 박종수 현 회장이다.


박 회장은 부산 영도공장과 2011년 장림공장을 신축하며 나름대로 어묵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나갔다. 그러다 박 회장은 미국에서 회계사를 준비 중인 장남 박 대표를 2011년 국내로 복귀시켰다. 건강악화로 직접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공장가동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만큼 생산설비를 다 돌리지 않고 있었다”며 “이를 타개하려면 B2C 사업구조로 전환해야 된다고 판단했고 베이커리형 ‘삼진어묵’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법인화를 진행했다. 이전까지 사업을 전폭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개인사업자로만 운영해서는 안 됐기 대문이다. 2015년 삼진식품(옛 삼진어묵)을 설립한 후 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삼진식품을 흡수합병하면서 오너 3세 박 대표가 최대주주가 됐다. 법인화와 경영승계가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그는 “사각 형태의 ‘부산어묵’만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힘들다는 판단해 먼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고 덕분에 베이커리형 점포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며 “어릴 적 공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제조된 어묵을 접했던 것이 이를 생각할 수 있게 한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B2C 전환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회계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보다 신중하고 냉철하게 시장을 접근한다. 때문에 사업을 진행할 때도 미사여구보다는 숫자로 표현하기를 선호한다. 의욕을 앞세우기 보다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징검다리도 두드려 보는’ 스타일이다.

냉철한 경영자 박 대표에게 어묵은 승부수를 던질만한 확실한 패였다. 가성비 높은 고단백질과 대체단백질 식품으로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해외까지 안정적인 판로가 개척되면 그 성장성은 뚜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어릴 적부터 동거동락(同居同樂)한 제품이기도 하다.

삼진식품에서 2019년 분할 설립된 삼진어묵글로벌에서 박 대표가 직접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삼진식품이 보유한 삼진어묵글로벌 지분은 40%이고 나머지는 해외 사업 경험이 많은 국내 벤처기업이 보유 중이다.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협업 전략은 박 대표의 양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삼진어묵글로벌 분할로 모기업에 지워지는 부담을 덜어내는 신중함과 벤처기업과 맞손을 잡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공격성을 지녔다는 평가다. 내년 아마존에서만 100억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삼진어묵의 성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15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것이고 때문에 규모도 최소한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이후 투자 유치에서는 현재보다 10배 그 이상의 기업가치로 책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삼진식품은 2023년 상장 추진 계획을 추진 중이다. IPO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택했지만 계속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어묵명가' 삼진식품의 성장 엔진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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