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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25년만에 제 이름 찾나 [thebell desk]

안영훈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1-09-13 07:45:4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요즘 가장 핫한 업종입니다. 제2벤처붐이 꽃피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최애(最愛), 최우선 육성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그 관심의 척도를 반영하듯 지난달 26일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K+벤처-제2벤처붐 성과와 미래' 보고대회가 열렸습니다.

앞서 딱 1년 전 정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하며 벤처캐피탈이 실제 투자 과정에서 겪는 각종 애로점을 대거 손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난 점은 그렇게나 공을 들이고 관심이 높은 업종이지만 벤처캐피탈이란 이름은 그저 우리가 부르는 이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벤처캐피탈이라고 부르는 업종은 사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와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이하 신기사), 두 업종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실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도 '벤처'란 단어는 찾아볼 수 있지만 '벤처캐피탈'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시행령에서도 '한국벤처캐피탈협회'라는 이름 속 단어를 빼고는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어찌된 사정인지 알아보니 1986년 처음 설립 근거가 된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제정 당시엔 법률 용어에 외래어 사용이 금기시됐습니다. 이로 인해 벤처캐피탈 대신 창투사란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이후 제1호 제정 법안으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지만 그때도 창투사란 이름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그동안 창투사를 벤처캐피탈이란 이름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창투사란 이름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창투사 관리의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신기사 주무부처인 금융위의 묘한 알력으로 매번 무산됐습니다.

최근 국회와 중소벤처기업부발로 창투사의 법적 이름을 벤처캐피탈로 바꾸려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비록 신기사까지 포함되지 않는 반쪽짜리 개명으로 아쉬움을 남기지만 글로벌 스탠다드 충족이 먼저라는 대의가 반영된 결정으로, 실행까지 된다면 벤처캐피탈은 25년만에 제 이름을 찾는 셈입니다.

혹자는 법령에 이름 하나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창투사를 벤처캐피탈로 바꾼다고 설립 요건이나 투자 범위 등이 변화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K-벤처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해외로 나가 이름을 알리고 활동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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