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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풀 운용 20년, 숫자 아닌 경험의 축적" [thebell interview]양재명 삼성운용 투자풀 사업본부장 "대리부터 본부장까지, 연기금풀 성장 함께했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1-09-17 07:46:25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20년차의 베테랑이다. 20년의 족적을 처음부터 함께해 온 인물이 양재명 삼성운용 투자풀 사업본부장이다. 삼성운용이 처음으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2001년 투자풀 사업본부의 대리로 근무했던 그는 이제 투자풀 사업본부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양 본부장은 삼성운용의 연기금풀운용 20년 역사가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경험의 축적이라고 말했다. 외부위탁관리(OCIO) 시장이 치열해지기 전부터 연기금풀운용에 천착해오면서 삼성운용만의 철학과 노하우가 집결됐다는 이야기다.

◇프리젠테이션 준비만 1년·…삼성운용, 연기금투자풀 '총력전'

양 본부장(사진)은 삼성운용 연기금풀운용의 산증인이다. 1998년 삼성운용 신탁회계팀에서 '삼성맨'의 삶을 시작한 양 본부장은 2001년 말 삼성운용이 처음으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됐을 때부터 현재까지 투자풀 사업본부에 몸담았다. 잠시 마케팅본부 등을 거치며 사업본부를 떠난 기간도 있었지만 투자풀 사업본부에서 근무한 기간만 17년이다.

베테랑이지만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총력을 다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조차 삼성운용의 우세를 강하게 점쳤고, 경쟁사로 거론된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운용의 업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삼성운용은 일찌감치 경쟁을 준비했다. 지난해부터 '가장 치열한 경쟁'을 염두에 두고 연기금투자풀 재유치를 위한 사실상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프리젠테이션 준비 기간만 1년여가 소요됐다. 지난해부터 프리젠테이션에 활용할 스토리라인과 강조할 만한 장점, 서브 스토리의 얼개를 짜왔다. 상반기 동안에는 프리젠테이션 제작에 매달렸다. 프리젠테이션에는 투자풀 사업본부 직원 모두가 손을 보탰다.

프리젠테이션 일주일을 앞두고 두 곳만 연기금투자풀 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심종극 대표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챙기고 질의응답을 준비했을 정도다. 양 본부장은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존심이자 정체성"

사활을 다한 이유는 연기금투자풀 운용이 삼성운용의 정체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00조원대로 성장한 OCIO사업 중 연기금풀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조원에 육박한다. 연기금풀운용 주간운용사 유치는 삼성운용의 자존심과도 닿아 있다.

양 본부장은 삼성운용의 연기금풀 운용은 시간보다 경험의 축적으로 증명된다고 했다. 긴 시간 연기금풀 주간운용사로 임하며 쌓아온 철학과 노하우의 집결이라는 설명이다. 양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의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20년 역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경험의 축적"이라며 "특히 OCIO 사업 경쟁이 지금처럼 치열하지 않았던 시기부터 커미트먼트(commitment)를 갖고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OCIO 시장은 최근 6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기금투자풀은 2001년부터 운용돼 왔지만 증권업계와 운용업계를 통틀어 OCIO가 미래핵심 산업이라고 인식된 지는 몇년 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운용은 OCIO사업이 인기몰이를 하기 전부터 연기금투자풀에 뛰어들었다.

양 본부장은 "과거 OCIO 부문의 규모가 크지 않던 상황에서도 계속 경쟁구도를 겪어가며 명맥을 이어온 이유는 공공적인 목적이 강했다"며 "삼성운용이 초창기 OCIO 시업에 뛰어들어 공공적인 측면에 기여하고 회사의 경제적·비경제적 레퓨테이션을 관리해온 점이 재선정에도 도움이 됐다"고 봤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라는 수식어는 삼성운용의 OCIO 세일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운용은 고용부 산재보험기금과 서울대, 이화여대 등 다양한 공공·민간 기금을 위탁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삼성운용은 OCIO 부문의 원조이자 명가라고 생각한다"며 "연기금투자풀 외에도 외부 위탁자금을 영위중인데,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에서 탈락하면 커다란 명분을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투자풀 사업본부 대리부터 본부장까지…"연기금투자풀, 성장 함께했다"

양 본부장은 삼성운용의 베테랑 면모를 강조했다.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20년은 그 자체로도 삼성운용의 재선정 이유가 됐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개편해 온 연기금풀 운용 시스템과 길러낸 전문 인력, 노하우도 삼성운용의 자산이다.

삼성운용의 투자풀 사업본부에는 26명이 몸담고 있다. 투자풀운용팀과 OCIO운용팀으로 나뉜다. 투자풀운용팀은 신재혁 팀장이, OCIO운용팀은 김은아 팀장이 맡았다. 두 팀장 모두 관련 경력이 20년에 육박한다. 차장과 부장급 팀원들도 1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했다. 과장과 대리도 5년 이상 관련 경험을 쌓았다고 양 본부장은 설명했다.

탄탄한 시스템은 삼성운용 투자풀 사업본부의 또 다른 장점이다. 20년간 제도개편과 시장 발전에 맞춰 꾸준히 시스템을 업데이트해왔다고 양 본부장은 말했다. 신설된 완전 위탁형 OCIO제도를 고도화하기 위한 시스템과 조직개편도 이미 마무리했다.

양 본부장은 삼성운용 투자풀운용 부문의 성장이 스스로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처음 삼성운용이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할 때 양 본부장의 직책은 대리였다. 8년간 몸담은 투자풀 사업본부를 잠시 떠날 때는 차장 직급을 달았다. 다시 투자풀 사업본부로 돌아왔을 때는 부장이, 지금은 본부장이 되어 투자풀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양 본부장은 "투자풀 사업은 단순히 규모만 성장한 게 아니라 참여 기금과 상품의 다양화, 제도까지 여러 방면이 발전해왔다"며 "저 스스로도 삼성자산운용 한 회사만을 다닌 사람으로서 경력 중 90%가 연기금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저의 성장과 발전, 연기금의 성장과 발전이 함께 해왔다는 점에서 벅찬 감회를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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