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WCP' 지분투자 넘어 인수까지 넘볼까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 WCP 지분 1000억 투자···"경영권 인수 의향 없어"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23 08:14:4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이 2차전지(배터리) 분리막 제조사인 더블유씨피(WCP)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자회사인 만도를 물적분할해 자율주행차 부품 제조 법인을 새롭게 설립한 데 이은 미래차 사업 확대를 위한 잰걸음이다.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향후 경영권 인수까지 나설지 주목된다.한라그룹 지주사인 한라홀딩스는 최근 자회사인 위코를 통해 1000억원을 WCP에 투자했다고 16일 밝혔다. 직접 투자는 아니고 위코가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노앤파트너스가 만든 펀드인 '넥스트레벨제1호사모투자'에 1000억원을 출자하고 해당 펀드가 WCP의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현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직접 펀드에 투자할 순 없어 완전자회사인 위코를 통해 펀드 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코는 서스펜션(현가장치)를 제조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곳이다. 한라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두 곳 중 하나이다. 다른 곳은 제이제이한라로 부동산 개발 사업자다.
위코가 펀드를 통해 취득하는 WCP 지분은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WCP 지분 일부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WCP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했고 이번에 이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펀드를 통해 위코에 매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WCP의 현 최대주주는 일본의 더블유스코프(W-SCOPE Corporation)이다.
이번 한라그룹의 WCP 투자에 대해 업계에선 전기차 부품·소재 사업 확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명확한 투자 목적에 대해 밝히는 건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공동 영업망 구축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 더해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한라그룹이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부품·소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점 등을 종합해 WCP의 지분 추가 매입뿐 아니라 나아가 경영권 인수도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 맞지만 우리가 보유하게 될 WCP 지분 규모는 사실 많지 않다"며 "지분 추가 취득이나 경영권 인수 등은 너무 앞서 나갔다는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WCP의 기업가치는 2조원 중반대로 전해진다. 이를 고려하면 한라그룹이 보유하는 WCP 지분은 5% 안팎으로 점쳐진다.
한편 한라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만도를 물적분할해 자율주행(ADAS)과 무인 순찰 로봇, 무인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법인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가칭)'를 설립했다. 단 내부 조직 준비 등을 진행해 오는 12월 공식 출범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태광·트러스톤, 대타협…주주제안 모두 수용
- 송영록 메트라이프 대표 "본사 차원 MS AI 활용 논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사내이사진, 홀딩스 영향력 '주목'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라이나생명, 보장성 집중해 쌓은 킥스 300% '철옹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대체투자·실적 악화로 킥스비율 하락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미래에셋생명, 이유 있는 자신감…순익·지급여력 껑충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이사회 의장직 이어온 '홀딩스 이사진'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부채감소 효과 톡톡…건전성 높아졌다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하나금융, 당국 당부사항 '집합적 정합성' 보완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이승열 하나은행장, '재무·영업' 이어 '전략' 시험대
양도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대우건설에 과연 주주환원 선택지는 없을까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대우건설, 사라진 '매각 프리미엄'…떨어진 PBR·PER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KB금융, 평가지표 'TSR' 활용…경쟁사들과 비교해보니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기대감 1위' KB금융, 자사주 소각 랠리 잇는다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KB금융, 4대 지주 'PBR·PER 1위'…가장 높은 기대감
- 메타인지, 신독, 그리고 이사회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조현범 회장, 올해 한국앤컴퍼니 '동일인' 될까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정창선·정원주 부자, 중흥그룹 책임경영 '어디까지'
- [유동성 풍향계]한온시스템, 상환 집중한 1년…현금보유량 46% 감소
- [Board Index/현대차그룹]ROE 올라도 PBR은 안 올라…이사회 선택 '배당 확대'